성추행, 성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 종종 여자의 처신, 옷차림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 즉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나 애교적인 행동이 성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므로 그런 여자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만 인식한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당사자들은 절대 아니라고 펄쩍 뛸 것이지만 쉬운 예를 들어 묻고자 한다.
어떤 사람이 고급차에 유명 메이커의 의상을 입고 다니다가 강도를 당했다면 피해자에게 그렇게 돈 많은 티를 내고 다니니까 강도 당한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가?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으며 거닐다가 노숙자가 그 음식을 강제로 뺏어 먹었다면 노숙자 앞에서 음식을 보인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 할 것인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유독 성범죄에 대해서만 여자의 옷차림이 어땠네… 노출수위가 어땠네… 하면서 피해자인 여성에게 일부 책임을 전가하는가 말이다.
또 한가지 성욕을 식욕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는 본능으로 생각하고 가해자를 두둔하기도 하는데, 어느 국회의원의 성범죄 가해자인 ‘군 장교가 외출, 외박을 오랫동안 못했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 국회의원이 하고 싶었던 말은 ‘며칠 굶은 사람이 너무 배고파 음식을 훔쳐 먹었는데 잘못은 했지만 동정의 여지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뜻이었을 것이다. 비유로 맞지 않을뿐더러(불가항력적인 상황이나 피해로 나타나는 결과 등) 일반 사병이나 교도소에서 몇년씩 복역하고 출소하는 남자들의 경우엔 뭐라고 할 것인가?
이런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하고 정부의 고위 요직에 있는 나라에서 내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한숨만 나온다.
송은호 미용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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