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아동학대 해법은 교사 근무환경 개선 / 장진환

지난달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 사건의 후속대책이 담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의무설치, 아동학대 가해자의 영구퇴출 등 강력한 처벌과 규제가 담겼다.

이 안에는 보조교사 의무화, 대체교사 활용 범위 확대 등 교사들의 근무 여건을 일부 개선할 수 있는 내용들도 포함되었지만, ‘교사임금 현실화’, ‘근로시간 단축’ 등 근본적인 근무환경 개선 대책이 제외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 보육교사들의 근무환경은 다른 어떤 직종보다 열악하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 교사들의 1일 근로시간은 12시간에 가깝지만, 임금은 그에 비해 턱없이 낮은 140만원을 받고 있다. 아동 보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것도 없이, 유사 직종에 근무하는 유치원 교사들이 1일 8시간 근무에 220만원 가까운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면 보육교사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부에서 2014년에 아동 1명을 어린이집에서 보육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조사한 결과가 있다. 그것이 ‘표준보육비용’이다. 이 자료를 보면 보육교사에게 최소한의 임금인 147만원(교사 1호봉)을 지급하려면 만 5살 아동의 경우 33만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정부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22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또 법률로 ‘12시간 이상 운영해야 한다’고 강제하고 있다.

보육교사들의 임금도 제대로 지급할 수 없을 만큼의 보육료를 지원해놓고 운영시간은 12시간으로 강제해 놓으니, ‘1일 8시간 이상 근로 금지’라는 근로기준법을 지킬 재간이 없어 어린이집 원장과 운영자들은 범법자로 내몰리고 있다.

어린이집 내에서의 각종 사건과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교사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보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해결책은 명확하다. 보육교사들의 노고에 충분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보육료를 현실화하는 것, 그리고 어린이집을 원칙적으로 8시간을 기준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저가보육정책’은 교사의 사기와 질을 떨어뜨린 것 이외에도 다양한 피해를 양산했다. 아이들의 급·간식을 부실하게 만들었고, 다양한 보육프로그램 개발을 막았다. 1일 12시간 운영 역시 마찬가지이다. 보육교사들의 중노동을 비롯하여 과도한 시설 보육 등을 조장하였다. 행복한 보육현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보육료 현실화’와 ‘1일 8시간 운영제’가 반드시 정착되어야 한다.

장진환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