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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아시아 민주주의와 ‘제2의 민주화 운동’ / 신형식

등록 2015-04-06 18:53

올해 6월15일은 1215년 영국에서 마그나 카르타가 공표된 지 8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마그나 카르타는 자의적인 권력 행사로부터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투쟁의 역사 속에 중요하게 인용되는 문서이다.

3월22일 인도 뉴델리에서 아시아민주주의네트워크(ADN·이하 네트워크) 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헨리 티파네 포럼아시아 대표, 네트라 팀시나 남아시아민중지역협력연합 대표, 이성훈 한국인권재단 상임이사 등 30여명의 참가자들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부 아시아 각국의 인권과 언론 자유, 공정선거 등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과 도전 상황 등을 점검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었다.

네트워크는 그간 나라별·영역별로 고립되어 전개해온 민주주의 활동을 좀더 긴밀하게 연결하여 효과적인 민주주의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여 2013년 10월 서울에서 출범하였다. 아시아 여러 시민사회 운동조직 사이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불평등 증대 및 부정부패의 악화로 후퇴하고 있는 아시아 민주주의의 현실에 공동으로 대응하여 민주주의의 질을 높이는 것을 주된 과제로 삼고 있다. 네트워크는 출범 이후 비민주적인 정부를 상대로 한 민주주의 캠페인, 민주주의 관련 조사 연구, 활동가 리더십 역량 강화 등 활동을 펼쳐왔다.

3월23일과 24일에는 네트워크와 인도사회과학연구소(ISS), 세계민주주의운동(WMD)이 공동주최한 ‘아시아 민주주의의 강화…포용, 참여, 권리’ 세미나가 인도국제센터에서 열렸다. 노동운동, 지방자치, 청년들의 정치참여, 여성들의 경제 참여, 토지개혁, 정보 접근권 등의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150여명이 참여하여 토론을 벌였다.

인도의 토지개혁 운동가인 라자고팔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비록 정치적·경제적으로는 기득권세력에 비해 약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정신적·문화적으로는 더욱 강하다.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분노의 에너지를 전향적으로 사회운동에 수렴해야 한다. 우리가 서로 연대하여 시민사회운동 조직들이 하루에 1명씩 세력을 늘리고 하루에 1루피씩이라도 모아서 전세계적으로 단결하여 함께 나아간다면 거대 공룡조직인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등의 횡포에도 맞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역설하여 박수를 받았다.

1986년 마르코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필리핀의 민주화운동은 한국의 6월 항쟁을 비롯해 버마, 타이 등으로 확산됐다. 2011년엔 집권세력의 부패, 빈부 격차, 청년 실업으로 인한 젊은이들의 분노 등이 원인이 되어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반정부·민주화 시위가 아랍 전역으로 번졌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가속화되고 세계 경제위기가 찾아오면서 민주화 흐름은 한풀 꺾여 아시아 민주주의가 전반적인 후퇴기에 접어들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프리덤하우스가 금년 1월28일에 발표한 ‘2015 세계의 자유’ 연례 보고서를 보면, 한국과 홍콩, 터키 등 19개 국가 또는 지역에서 자유의 하향 추세가 나타났다. 특히 한국에서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가 하향 추세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87년 6월 항쟁 이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던 한국의 민주화 전통이 흔들리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에서 3월24일 ‘민주주의 국민행동’이 발기인대회를 개최하고 제2의 민주주의운동에 나선 것은 자못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신형식 아시아민주주의네트워크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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