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공과대학을 졸업한 벤처기업의 대표로 국내 의과대학 및 공과대학의 교수님들과 이번 메르스 사태의 문제점을 논의했습니다. 그 종합된 의견을 독자들과 나누려 합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병원의 공기정화 시스템과 과밀한 응급실 및 입원실의 구조에 우선 있습니다. 응급실에서는 증상이 있는 감염자가 호흡을 하면서 바이러스의 공급이 계속 일어납니다. 환자가 숨을 쉽게 쉴 수 있는 호흡보조 기구를 이용할 경우, 응급실 내 바이러스 공급은 더 많아집니다.
그러나 외부 공기의 유출입으로 그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밖으로 빠져나간다면 응급실에서 대량 감염이 일어날 확률은 그만큼 적어집니다. 바이러스 한 마리가 당신을 감염시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삼성서울병원 등 응급실의 공기순환 구조는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실내온도 유지를 위해서 충분한 외부 공기가 순환되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또한 공기정화 시스템에 헤파필터(촘촘한 필터)를 사용하면 더 강력한 송풍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외부 공기 유출입 양은 더 적어집니다.
우리나라 응급실은 외국에 비해 환자를 포함한 인구 밀집도가 매우 높습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나라 병원 응급실과 외국 병원 응급실의 환경적인 차이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응급실에 많은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바이러스가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에어컨 사용으로 응급실에서는 찬 공기가 밑으로 가고 더운 공기가 위로 가는 자연적 대류현상과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생기는 바람들로 인하여 비말과 바이러스는 더 광범위하게 확산됩니다. 더욱이 20도의 실내온도는 바이러스의 활동력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입니다.
많은 역학 전문가들은 지역사회를 통한 메르스 전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메르스 증상이 있는 환자와 밀폐된 공간에 있는 경우 언제든 감염될 수 있습니다. 삼성병원 응급차 운전자의 감염도 바로 이러한 케이스입니다.
방역당국은 사실을 토대로 한 홍보와 정보공개로 국민 신뢰를 되찾아야 합니다. 특히 병원 입원실 및 응급실의 공기 정화 구조를 다시 점검하고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개선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문영호 벤처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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