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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미룰 수 없는 하나-외환은행 통합 / 이한상

등록 2015-06-22 18:47

하나금융은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5년 후 통합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2·17 합의서’를 만든 바 있다. 당연히 합의의 기본 정신은 상호 공동이익의 증진이며, 합의문에 명기된 아이티(IT) 개선 추진을 비롯하여 외환은행의 경쟁력 향상과 성장을 위한 노사 양측의 적극적인 협력이 대전제이다. 그러나 노조의 격렬한 저항으로 아이티 통합은 지지부진이며, 그사이 외환은행의 이익은 급감했다. 인수 당시와는 너무나 달라진 금융환경에 위기의식을 느낀 경영진은 작년 조기 통합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외환은행 노조는 합의서를 지키라며 이를 거부했다. 올해 2월 법원은 노조의 합병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합병 추진은 중단되었고, 이의 신청을 낸 하나금융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은 통합을 전제로 새로운 합의안을 제시했다. 100% 고용보장, 현재 근로조건 유지, 인사상 불이익 금지,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뿐 아니라 ‘외환’ 브랜드까지 살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고, 그만큼 노사합의에 대해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이러한 제안을 평가절하하고 합의를 거부했다. 대신에 노조는 준비 서면 제출일 바로 전인 지난 2일 마지못해 자기 쪽 합의안을 제시했다.

지금 은행 경영환경은 최악이다.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며, 은행의 핵심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급감하고 있다. 은행권은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지난달 희망퇴직을 5년 만에 실시하는 등 인력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임금피크제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지혜롭게 넘기기 위해 두 은행의 통합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전략적 선택지이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3년 ‘신용카드 사태’에서 이미 경험하였듯이, 외환은행과 같은 대형 은행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공적자금의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되면 이미 사용자 및 주주의 이익뿐 아니라 노조원의 경제적 지위도 위협받거나 크게 훼손될 것이 자명하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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