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 여러 나라는 생물자원 발굴과 자원화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은 다양한 고등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한 바이오 산업을 꾸준히 육성하면서 정보기술(IT) 산업에 이어 미래산업인 생물기술(BT) 산업으로 앞다퉈 뛰어가고 있다.
지구상에 서식하는 각종 생물종은 인류의 귀중한 자산이며 미래 번영의 필수 요소이다. 그러므로 각국은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강화하고 산업화를 통한 경제적 활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을 설립하여 국내 생물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 및 연구를 통해 우리의 생물주권 확립을 도모하고 있다. 그동안 국립생물자원관은 미래 생물산업 소재의 효율적 확보와 관련 정책의 제시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국제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개척 분야의 생물자원을 발굴하고 연구해야 할 시급성이 제기되었다. 특히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다양한 담수생태계 생물자원에 대한 특화된 연구기관을 설치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다.
하천, 호소 등과 같은 담수와 관련된 자원 활용에 대해서 이제까지는 상수원을 비롯하여 어류, 포유류, 수생식물류 등의 고등생물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생명산업 분야에서는 담수조류(淡水藻類)를 중심으로 한 담수 미생물 자원에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강이나 호수에서 흔히 발생하는 녹조 및 남조류는 엽록소를 지니고 있어 고등식물과 마찬가지로 햇빛을 이용한 다량의 탄수화물을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까지 조류에 대한 주요 연구는 독소 및 악취 발생에 관심이 집중되어 생물체가 지니는 유용성에 대한 가치는 간과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류의 생장 과정에서 생성하는 다양한 2차 대사 산물은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다른 생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증식속도는 다량의 생체량을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활용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미 수종의 녹조류는 미래의 중요한 식량자원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구체적인 연구 및 개발이 진척되어 있으며 그 외에도 천연의약품, 건강 기능성 제품, 인공 피부, 향장 제품, 축산 사료, 유기질 비료, 바이오에너지 등의 신소재로의 활용이 모색되고 있다. 논에서 천연비료 역할을 할 수 있는 일부 광합성 담수 미생물의 경우는 친환경 농업에 이용되거나, 수질 정화에 이용되는 종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금후 유용 생물자원으로서 이용이 크게 기대되는 국내외 담수생물자원에 대한 연구 및 보전을 위한 전문적인 연구기관으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자원관은 2013년 12월 시설물이 완공되었고, 2015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본격적으로 건립되었다. 자원관은 기존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국가 생물자원에 대한 연구 및 소장 업무의 분담과 특화된 연구를 위해 설립되었다. 자원관은 잠재 가능성이 높은 담수생물에 대한 연구체계를 구축하고 효율적 보전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생물주권 확립의 업무를 담당할 것이다. 또한 생물자원 관련 교육 프로그램 및 전시물을 통한 대국민 생물서비스를 비롯하여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의 양성을 운영 목표로 삼고 있다. 자원관은 첨단의 연구장비와 전문 연구인력을 갖추고 담수생물 관련의 선도적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자원관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는 생물자원 경쟁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연구기관으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적인 큰 관심을 기대해 본다.
안영희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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