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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캣맘이 캣맘들에게…“우리 당당해져요” / 배유미

등록 2015-10-21 18:38

저는 두어달 전부터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기 시작한 초보 ‘캣맘’입니다. 처음 밥을 챙겨준 길고양이를 4주 전 입양해 데리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를 입양해 함께 생활하면서 저는 제가 모르고 살았을 또다른 ‘사랑’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위로해줄 때도, 제가 위로받을 때도 있습니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에서 길고양이 집을 지어주던 주민이 머리 위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진 사건은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증오범죄’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한동안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많은 기사와 댓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부 사람들의 캣맘을 향한 혐오감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한번만 더 고양이에게 밥을 주면 네 손목을 잘라버린다’고 쓰인 쪽지 사진이 에스엔에스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밥 주는 자리를 옮겨라, 고양이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 그만둬라…. 캣맘들 사이에선 두려움과 걱정이 자라났습니다. 그러나 캣맘들 사이에서만 읽히고 공유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캣맘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밥을 챙겨줘야 하며 사람들에게 어떻게 동의를 구해야 하는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캣맘들에게 알리고 당부하려 합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종이를 준비해 적었습니다. “지금 이곳이 쓰레기 문제로 주민과 지자체 사이에 갈등이 많은 것 알고 계시죠? 저는 그 일로 밤부터 새벽까지 3일간 지켜보며 무엇이 문제인지 사진을 찍어 주민센터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이 주위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면 더이상 쓰레기를 뒤지지 않습니다. 저는 그 자료사진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주민센터와 함께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단한 길생활을 하는 고양이들에게 연민을 느껴 밥을 챙겨주고 싶다면 이웃의 이해부터 구해야 합니다. 길고양이 문제는 너무 심각한 지경까지 와버렸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라는 걸 적극 알려야 합니다. 길고양이들이 인간과 공존하려면 중성화수술(TNR)은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합니다. 그래야 매일 저녁 나를 기다리는 고양이들이 믿었던 사람에게 한번 더 발등을 찍히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배유미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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