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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대세’가 된 사회적경제, 왜 양천구 의원들은 반대하나 / 윤연옥

등록 2016-11-14 18:35수정 2016-11-14 19:05

윤연옥
사회적기업 ‘사람과 사람’ 대표

11월3일 양천구의회 행정재경위원회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이 조례안은 2015년 9월 처음 제출된 이후 1년2개월간 표류한 조례안이다. 이번에 새누리당 구의원 4명의 반대표로 4 대 4 가부 동수로 부결되면서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이튿날인 4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 조례안에 반대하는 사유를 적은 성명서를 구민에게 나눠주었다. “본 조례의 취지는 좋으나 예산 지원이 특정 정치집단에 치우칠 우려가 있고, 대부분의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자립성이 부족하여 혈세 낭비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게 이유였다.

양천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누리당 구의원들의 반대 사유는 참으로 부끄러웠다. 양천구에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100여개 있다. 신월동에 있는 ‘양천가방협동조합’은 30~40년간 가방을 만들어온 가방장인들이 연합해 만든 곳이다.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 있으나 몇 년 전부터 일감이 줄고 끊기다시피 해 자구책으로 영세사업체 70곳이 연합해 만든 사회적경제 기업이다. 설립 후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제작·판매하고 있다.

본인이 대표로 있는 ‘사람과 사람’은 2006년 8명으로 출발해 150명의 일자리를 만든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70살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수익금으로는 지역주민에게 소액대출을 하는 공제회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무담보 무이자다. 이는 일반기업이 아닌 사회적경제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양천구의 많은 청년들 또한 사회적경제 기업으로 창업을 하여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이렇듯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각각의 실력과 노력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어떠한 정치집단에도 치우쳐 있지 않다.

사회적경제는 이제 특정 정당만의 의제가 아니다. 11월2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자당 소속 국회의원 66명의 동의를 받아 ‘사회적경제 기본법’을 발의했다. 이 발의안은 국회 공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발의안과 함께 병합심사를 했다. 사회적경제 관련 조례는 서울시를 포함한 여러 자치구에서 이미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더 이상 늘지 않는 일자리와 소득양극화라는 사회·경제 문제를 완화할 타개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퀘벡주는 사회적경제가 국내총생산의 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자리의 4%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만들어졌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사회적경제를 시장경제에 접목시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처절한 민낯에 온 국민이 분노와 자괴감에 떨고 광장으로 모였다. 양천구 새누리당 구의원들은 이에 숟가락 하나 더 얹겠다는 것인가? 상식적인 사회, 상식적인 동네에서 살고 싶다. 구민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구현하는 상식적인 구의원, 구의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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