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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국민연금,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 오성근

등록 2016-12-19 18:17수정 2016-12-19 19:31

오성근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요즘 삼성 합병을 둘러싸고 국민연금공단이 했던 역할로 논란이 분분하다. 앞으로 특검에서 자세히 살피겠지만 정말 세간의 풍문대로 최순실과 삼성이 일을 벌이고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덩달아 춤추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소득 양극화 현상과 재벌의 성장 일변도 전횡이 충돌하고 있지만 국민연금마저 불신을 받으면 어쩌란 말인가.

모두 규모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국민연금은 이미 500조원이 넘어 기금 규모가 세계 3위다. 한 해 국가예산보다 더 크다. 1, 2위를 다툴 날도 멀지 않았다. 규모만으로는 세계적이다. 압도적인 규모지만 크기만 하면 뭣하겠는가. 규모에 걸맞지 않은 행태로 자꾸 뒷걸음질치고 있는데. 오죽하면 규모가 가장 큰 리스크라고들 할까. 근본적인 성찰이 절실하다. 상황이 엄중한데도 기금 규모만 커가고 있을 뿐 행태는 구태의연하다. 잊을 만하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일이 일어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2000만 가입자의 최후 피난처이고 국가가 존속하는 한 유지되어야 할 제도이다. 더 이상 가입자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처음으로 돌아가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국민연금의 지상과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여 가입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가입자 이익보호는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이고 궁극적인 목적이자 철학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의 징수·운용·지급의 전 과정을 하나의 연쇄고리로 집중 관리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세 가지 실천과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인구구조, 기금제도, 기금운용 문제가 그것이다. 하나같이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물론 인구구조는 국민연금만의 과제는 아니다. 국가적 과제이다.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내일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제도 또한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 어렵겠지만 국민연금의 출발선인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되돌아가 합의 보완해나가야 한다. 핵심은 더 내고 덜 받고 천천히 받는 것이다. 기금운용은 영구히 연금 납입 및 지급이 이루어지는 국민연금의 특성을 깊이 생각하고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정성·유동성·수익성·공공성·독립성이라는 다섯 가지 기금운용 원칙의 우선순위를 확정하되 균형을 유지해가는 것이 긴요하다.

지속가능한 국민연금. 우리 모두의 희망이고 공통의 목적이다. 목적 달성을 향한 열정으로 서로가 서로의 예시가 됨으로써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조직해야 한다. 사막의 낙타가 멀리 가는 것은 천천히 걷기 때문이다. 언제나 기본과 원칙을 지켜가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야 한다. 어떤 타협도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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