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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정치 양극화 부추기는 소셜미디어 / 박재우

등록 2017-01-23 18:29수정 2017-01-23 18:54

박재우
전 힐러리 클린턴 캠페인 조직위원

얼마 전 국회입법조사처에서는 ‘미국 대선 시기 가짜 뉴스(Fake News) 관련 논란과 의미’라는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힐러리가 이슬람국가(ISIS)에 무기를 팔았다”, “힐러리를 수사하던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살해되었다”는 소문과 가짜 뉴스들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결집했고, 그것은 미국 대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다.

그 보고서는 가짜 뉴스를 걸러내기 위한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물론, 당시 미국 대선 상황에서 문제가 많았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중국처럼 에스엔에스(SNS·사회관계망서비스) 통제가 될 수도 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에스엔에스 보급화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지금의 에스엔에스가 정보의 정확성을 해치는 게 아니라 정치의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미국 대선 이야기를 해보자. 논리적인 한국인들이 힐러리 아이에스(IS) 접촉설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문을 믿을까 하지만, 상대적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은 비교육층 노동자였고 감성적이었다. 그리고 트럼프 캠프의 전략은 <시엔엔>(CNN), <뉴욕 타임스> 같은 매체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들을 이른바 ‘악마의 편집’으로 조롱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언론사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그 전략은 정확히 지지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에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그런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에도 속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작년 힐러리 클린턴 캠페인에서 일하면서 콜로라도에 있었던 나는 이 선거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팔로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었고 그들은 미 대선을 판가름한 백인 저소득층이나 미국 중서부 출신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른 페이스북 ‘좋아요’ 페이지나 트위터의 팔로어가 공유한 비디오나 기사들을 보면서 우리는 더욱 깊은 신념을 갖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한다고 반성하는 경우보다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이 더욱 명료해지고 더 논리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보의 공유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정보가 공유되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의 꽃은 타협과 절충이다. 에스엔에스로 인해 타협을 싫어하고 절충하지 못하게 만든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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