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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살을 붙여서 -세월호 뱃길 따라 53일 대장정의 산문시 / 유용주

등록 2017-07-24 18:37수정 2017-07-24 19:37

유용주
시인

나와 53일을 함께한 최종대 선생은 82살(나는 28살 청년이라고 놀린다) 고령이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데 좌·우가 어지러울 때, 마을 사람들을 굴비처럼 엮어 산 채로 수장시킨 걸 어린 눈으로 본 적이 있다(바닷물이 들어올 시간을 기다려 총알을 아끼려고 절벽에서 슬쩍 밀었다) 내장을 파먹은 동네 개가 해변을 우짖고 지나갔다 어려 배곯은 추억에 수렵 및 채취가 달인 수준이다 사춘기 시절, 교동도로 헤엄쳐 건너왔다 평소 얼마나 충동적인지 아침 신문을 보고 무조건 짐 보따리를 쌌다 갑자기 사라진 바깥양반 소식이 없자 부인이 파출소에 실종신고를 했다나 어쨌다나 딱 하루 집에 들러 팽목항까지 걸으니 걱정 말라고 싱겁게 한 소리 했다 이 양반이 비닐풍선에 현금과 전단지를 넣어 북으로 보내는, 북한 주민 인권을 몹시 걱정하는(?) 새파란 녀석에게 대들다가 한 방 얻어맞았는데, 안경이 깨지고 말았다 그 뒤로 신기하게 눈물이 많아지고 안경 없이 작은 글씨를 읽을 정도로 젊어졌다니 안경을 여러 개 잃어버린 나도 그놈한테 시비를 걸까 궁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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