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촛불이었다- 촛불항쟁 1주년에 부쳐 / 김희정

등록 2017-10-30 18:17수정 2017-10-30 19:12

김희정
시인

뜨겁다고 생각했다
나쁜 손이 만지기만 해도
화상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촛불은 바람보다 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나만 켜도
어둠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을 켜면
어둠을 몰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광장에 하나가 켜졌다
옆 사람 얼굴이 보였다
광장에 두 번째 불이 켜졌다
옆에 옆 사람이 더 있었다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마음이 일렁거렸다
광장을 태우기 시작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마음과 마음이 타기 시작했다
그 마음은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불씨였다
씨앗이었다
독버섯처럼 자란
형형색색 적폐의 산에 옮겨붙었다
하나도 남김 없이 타야 한다고 생각했다
촛불이 어둠을 뚫고 일어날 때마다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백 년, 천 년, 만 년을 품을
생명의 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촛불은 생각이 아니었다, 실천이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