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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사라질 위기의 도시공원, 지킬 방법은 있다 / 맹지연

등록 2018-05-16 18:24수정 2018-05-16 19:45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도시계획학박사

지난 4월5일 서울시가 사라져가는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이 나온 뒤인 4월17일 국토교통부가 도시공원 보전방안을 발표했다. 두 대책의 극명한 차이는 서울시가 일몰(도시계획시설(공원) 결정 이후 20년간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결정의 효력이 상실됨) 대상 도시공원 전부를 구제할 방안을 시비와 지방채를 조성해 마련했지만 국토부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의 70% 이상의 해제를 전제로 방안을 짰다는 점일 것이다. 어떤 대책이 더 높은 삶의 질을 시민들에게 약속할까?

2020년 7월1일 실효 위기에 처한 서울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은 전체 공원 2181곳 114.9㎢ 중 83%(면적 기준)인 116곳 95.6㎢로 여의도 면적의 33배에 이른다. ‘우선보상대상지 보상계획’과 ‘자연공원구역 제도’를 적극 활용해 일몰로부터 도시공원을 지키겠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 1999년 헌법재판소는 과도한 사유재산권의 침해 여지가 있는 법정 매수청구 토지(국토계획법상 ‘대지’), 주택가나 도로와 인접해 개발 압력이 높은 곳, 공원 기능 유지가 반드시 필요한 곳 등을 우선보상대상지로 선정한 바 있다.

서울시는 1단계 조치로서 지방채 발행액 1조2902억원과 서울시 본예산 3160억원 등 총 1조6062억원을 2020년까지 보상비로 확보해 도시공원 내 사유지(우선보상대상지 2.33㎢)를 매입할 계획이다. 2단계 조치는 좁은 면적의 사유지를 매입해 선적으로 각 공원을 연결하고, 3단계에서는 선적으로 연결된 공원들이 최소한 공원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 면적을 추가로 매입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면적 연결을 만든 뒤 4단계에서 나머지 사유지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다른 중요한 수단으로 채택한 것이 도시자연공원구역 제도이다. 다른 도시공원들이 일몰 대상이 되는 반면,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되면 일몰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도시자연공원구역의 법적 지위를 활용해 관악산, 내사산 등 현재의 도시공원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구역 내 사유지 매입을 추진하는데, 이들 사유지에 대해서는 재산세 50%를 감면해준다. 그 사유지 소유주에게 휴양림, 수목원 등의 수익사업도 허용해 도시공원으로 존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사유지(40.28㎢) 보상에는 2017년 말 기준으로 11조원이 넘는 보상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일몰 대상 도시공원을 시비와 지방채를 마련해 모두 구제한다는 서울시 계획과 70% 해제를 기정사실화한 뒤 30%의 우선관리지역에 한해 지방정부가 구제를 위한 지방채를 발행하면 그 이자만 반을 대주겠다는 국토부의 대책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 해제되는 70%의 도시공원 중 국공유지에 대해서 ‘일단 해제 후 공원으로 재지정’한다는 국토부 방안도 어리석다. 적어도 국공유지는 도시공원으로 계속 유지해야 사유지의 도시공원화를 추진할 명분이 생길 게 아닌가. 국토부는 서울시의 계획을 참고해 도시공원을 일몰로부터 지킬 방안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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