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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클라우드로 데이터 고속도로를 만들자 / 문용식

등록 2018-10-01 17:45수정 2018-10-01 19:33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온라인에서 물건을 파는 회사로 알려진 아마존의 영업이익 70%는 클라우드에서 나온다. 아마존은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51.8%를 점유한 세계 최고 클라우드 기업이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구글 등도 뉴욕증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드는 기업이다. 클라우드가 전 세계 경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클라우드를 떼어놓고 혁신을 말하기 어렵다.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인프라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마존(알렉사), 케이티(기가지니) 등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도 클라우드를 이용한다. 중국 항저우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도 알리바바의 알리 클라우드를 이용한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과 신호등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학습하여 차량 흐름을 평균 3~5% 이상 향상시켰다. 지금 에이아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서비스들이 클라우드 위에서 탄생하고 융합되고 있다. 전 세계 데이터의 흐름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면 개편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8월31일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산업의 원유인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를 만들자는 비전과 데이터 고속도로 구현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것이 바로 클라우드다. 문 대통령은 그간 막혀 있던 정부 부처와 지자체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전면 허용했다.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클라우드로 그 기반을 잘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3년 전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법을 시행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클라우드 이용률은 1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27위에 불과하며, 공공 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활용 예산은 0.7%로 미국 8.5%, 영국 10%의 십분의 일에도 못 미친다. 구호만으로는 안 된다.

공공 부문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표명한다면 서비스들이 급증하고 산업들이 살아난다. 이른바 수요 주도형 혁신성장 전략이 절실하다. 황량한 공공 부문의 클라우드 수요를 빠르게 싹틔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디테일한 규제와 불필요한 절차들을 걷어내야 한다. 다른 제도와 규제에 우선하도록 전 공공 부문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허용을 법 개정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둘째, 클라우드 서비스 특성에 최적화한 계약제도와 유통시스템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영국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수요 주도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으로 중소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공공 혁신의 세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하였다.

셋째, 컨설팅과 기술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아직 클라우드는 공공 수요자들에겐 낯설다. 신기술 변화 속도도 매우 빠르다. 공공 수요자들이 격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도입하고 이용하도록 도와야 한다. 끝으로 장려책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미국은 정부기술현대화법을 제정하여 클라우드 도입을 망설이는 공공 부문에 연간 약 3천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도 가시적 규모의 지원 사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중앙부처·지자체의 업무평가에 인센티브를 반영하거나 감사 면책 등의 과감한 조처도 검토해야 한다.

이제는 데이터 경제이자 인공지능 시대라고 한다. 무수한 데이터와 인공지능 서비스가 잎과 열매라면 클라우드는 줄기이자 뿌리이다. 전 세계 데이터 경제가 클라우드 위에서 움트고 성장하고 우거지고 있다. 이제 막 열린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치열한 글로벌 벤더들의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들에 허락된 마지막 기회 시장이다. 치밀한 전략을 세우되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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