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숙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 조합원 어린이집은 보호자의 위탁을 받아 영유아를 양육하고 발달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서비스공단(원)을 통해 공공영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보육교사를 채용해 보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국정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아직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위한 법률은 제정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원장단체인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는 사회서비스원에서 어린이집을 제외시키겠다며 움직이고 있다. 2016년 서울시 국공립 어린이집 경쟁률은 442 대 1에 달했다. 전국 4만여개 어린이집 중 국공립은 3천개 남짓이니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이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믿을 만한 보육 환경 때문이다.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친절하고 전문적인 교사라고 한다(서울시 조사, 2016). 실제로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 환경은 믿을 만한가? 아니다. 전국 국공립 어린이집 3천여곳 가운데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곳은 84개뿐이다. 대부분 원장 개인이나 법인에 운영을 위탁한다. 10년 이상 한 원장에게 운영을 맡긴 곳이 절반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다를 바 없다. 횡령 등 국공립 어린이집 문제가 드물게 보도된다. 그나마 이런 문제가 공론화되는 건 기적에 가깝다. 내부 고발한 교사는 해고되고, 블랙리스트가 있어서 재취업도 불가능하다. 누가 입을 열려고 하겠는가. 얼마 전 종교 법인이 20여년간 위탁 운영하던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문제가 터졌다. 교사들에게 교회 출석을 강요했고 견디지 못하는 교사들은 스스로 어린이집을 나갔다. 남아 있던 몇몇 교사들이 교회 출석, 종교 교육을 거부하자 징계, 해고했다. 부당징계이고 종교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사건이다. 하지만 종교 법인이 ‘위탁을 반납’하면서 모든 일은 없던 일이 됐다. 처벌할 대상도, 책임질 주체도 사라졌다. 최소한 법이라도 지켜지고, 내부 고발자가 보호받고, 누군가는 책임지는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사회서비스원을 통해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해야 하는 첫번째 이유다. 현재의 국공립 어린이집 운영구조로는 보육교사의 전문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5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 해고 1순위가 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 보육교사 자체가 보육 환경이다. 만 0살부터 5살까지 영유아의 발달은 하루가 다르다. 이런 아이들을 직접 대면 보육하고 있는 교사의 민감도, 상호작용, 생활지도, 교수 행위 등 일거수일투족 자체가 영유아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영아부터 유아까지 6년간 전 연령의 발달과정을 경험한 교사는 자긍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보육교사가 숙련되는 데 약 9년이 필요하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의 평균 근속기간은 5년 정도다. 아이들의 성장을 이해하는 교사가 되기도 전에 해고 1순위가 된다. 경력교사는 재취업도 어렵다. 보육 포털 구인광고란에서는 ‘경력 3년 미만 교사’ 조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보육의 질을 좌우하는 교사마저도 ‘싸게 먹히는’ 교사를 선택한다. 이것이 사회서비스원에서 보육교사를 직접 채용해야 하는 두번째 이유다. 지난 30년간 공공영역에서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고, 교사를 채용해 보육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시도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사회서비스원이 첫 시도다. 그런데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은 ‘이미 국공립 어린이집이 너무 많다’ ‘보육은 사회복지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해서인가? 국공립 어린이집은 거의 100% 국가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는 돈만 주고 말았다. 이제는 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을 통해 책임 있는 운영이 필요한 때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 조합원 어린이집은 보호자의 위탁을 받아 영유아를 양육하고 발달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복지 서비스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서비스공단(원)을 통해 공공영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보육교사를 채용해 보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국정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아직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위한 법률은 제정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원장단체인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는 사회서비스원에서 어린이집을 제외시키겠다며 움직이고 있다. 2016년 서울시 국공립 어린이집 경쟁률은 442 대 1에 달했다. 전국 4만여개 어린이집 중 국공립은 3천개 남짓이니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이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믿을 만한 보육 환경 때문이다.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친절하고 전문적인 교사라고 한다(서울시 조사, 2016). 실제로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 환경은 믿을 만한가? 아니다. 전국 국공립 어린이집 3천여곳 가운데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곳은 84개뿐이다. 대부분 원장 개인이나 법인에 운영을 위탁한다. 10년 이상 한 원장에게 운영을 맡긴 곳이 절반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다를 바 없다. 횡령 등 국공립 어린이집 문제가 드물게 보도된다. 그나마 이런 문제가 공론화되는 건 기적에 가깝다. 내부 고발한 교사는 해고되고, 블랙리스트가 있어서 재취업도 불가능하다. 누가 입을 열려고 하겠는가. 얼마 전 종교 법인이 20여년간 위탁 운영하던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문제가 터졌다. 교사들에게 교회 출석을 강요했고 견디지 못하는 교사들은 스스로 어린이집을 나갔다. 남아 있던 몇몇 교사들이 교회 출석, 종교 교육을 거부하자 징계, 해고했다. 부당징계이고 종교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사건이다. 하지만 종교 법인이 ‘위탁을 반납’하면서 모든 일은 없던 일이 됐다. 처벌할 대상도, 책임질 주체도 사라졌다. 최소한 법이라도 지켜지고, 내부 고발자가 보호받고, 누군가는 책임지는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사회서비스원을 통해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해야 하는 첫번째 이유다. 현재의 국공립 어린이집 운영구조로는 보육교사의 전문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5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 해고 1순위가 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 보육교사 자체가 보육 환경이다. 만 0살부터 5살까지 영유아의 발달은 하루가 다르다. 이런 아이들을 직접 대면 보육하고 있는 교사의 민감도, 상호작용, 생활지도, 교수 행위 등 일거수일투족 자체가 영유아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영아부터 유아까지 6년간 전 연령의 발달과정을 경험한 교사는 자긍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보육교사가 숙련되는 데 약 9년이 필요하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의 평균 근속기간은 5년 정도다. 아이들의 성장을 이해하는 교사가 되기도 전에 해고 1순위가 된다. 경력교사는 재취업도 어렵다. 보육 포털 구인광고란에서는 ‘경력 3년 미만 교사’ 조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보육의 질을 좌우하는 교사마저도 ‘싸게 먹히는’ 교사를 선택한다. 이것이 사회서비스원에서 보육교사를 직접 채용해야 하는 두번째 이유다. 지난 30년간 공공영역에서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고, 교사를 채용해 보육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시도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사회서비스원이 첫 시도다. 그런데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은 ‘이미 국공립 어린이집이 너무 많다’ ‘보육은 사회복지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해서인가? 국공립 어린이집은 거의 100% 국가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는 돈만 주고 말았다. 이제는 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을 통해 책임 있는 운영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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