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룡 ㅣ 대한은퇴자협회 대표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국민들에게 “국민연금이 33년 만에 가입자 2200만명, 수급자 500만명 시대를 열었다”는 소식이 왔다.
반가운 일이다. 2003년 100만명을 돌파하고 4년마다 100만명씩 배출하여 2020년 4월 500만명이 매달 연금을 받게 되었다. 특히 62살 이상 인구 10명 중 4명 이상이 국민연금을 받는다. 베이비부머가 본격적으로 은퇴하여 수급연령에 도달하게 되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 국민이 국민연금을 받는 시대가 곧 도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에게 ‘노령연금’을, 사망 후에는 배우자 등에게 ‘유족연금’을, 가입 중에 장애가 발생하면 ‘장애연금’을, 수급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가입자에게는 이자를 더해 ‘일시금’으로 돌려주는 노후소득보장 제도이다. 태어나서 생존할 때까지 모두가 부딪힐 수밖에 없는 각종 위험을 보장해주는 자타공인 ‘1등 효자연금’인 것이다.
1988년 시행 당시 우호적인 분위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3년 국민연금 안티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만큼 성장하게 된 터라 앞으로 더 기대하는 바가 크다.
국민연금은 5년마다 재정계산을 실시한다. 5년마다 건강검진을 하고 처방전을 받는 것과 같다. 그러나 3회 연속 연금개혁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청년세대와 앞으로 태어날 미래세대 등을 위해 지금의 근로세대가 무엇을 할 것인지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국민연금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2018년 4차 재정계산 이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에 수급자 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당시 현재 수급자가 아닌 미래세대를 위해 많은 제언을 내놓았다. 급여의 적정성 확보와 연금보험료 인상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보험료 지원과 크레딧을 확대하여 사각지대를 해소하자는 것이었다. 국민연금의 최대 목표는 미래세대의 노후소득 보장이기 때문이다.
조만간 제21대 국회가 개원할 것이다. 새 국회는 그동안 논의된 것을 토대로 국민연금의 개혁 과제를 마무리해야 한다. 우선, 국민연금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국가의 지급 보장을 명문화하자. 그리고 이견이 없는 사항부터 제도 개선을 이뤄내자.
현재 65살 이상 인구는 800만명을 넘고 있다. 65살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 340만명 중 62%인 약 210만명이 기초연금도 받고 있다. 기초연금은 올해 소득 하위 40%, 내년에는 하위 70%에게 5만원이 오른 30만원을 지급한다. 우리는 앞으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만으로도 기본적인 노후소득 보장이 되는 복지국가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이 1000만 수급자 시대를 앞둔 우리의 과제임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