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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새로운 일자리, 시급한 사회안전망 구축 / 김명준

등록 2020-06-10 17:48수정 2020-06-11 02:08

김명준 ㅣ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세계적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은 “새로운 혁신기술은 직업을 소멸시키는 게 아니라 그동안 노동자의 부담이었던 단순 과업을 없애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래사회에는 한명이 여러 단기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일생 열차례 안팎으로 전직을 하는 ‘초고용사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1930년대 전세계는 광범위하게 경기침체가 지속되어 경제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테네시강에 댐 건설 등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복지정책도 함께 폈다. 그래서 경제 대공황 이후 미국에는 연방예금보험공사, 사회보장 관련 제도 등이 탄생했고 이후 노사관계 안정화 등 사회 시스템 발전이 이뤄졌다.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물밀듯이 몰려오고 있다. 일반인들은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체하면서 나의 직업까지 대신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일자리 전환과 재배치를 위한 직업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일자리 탈바꿈(job transformation)이 이미 시작되었다. 이로써 기존 일자리는 일정 부분 인공지능한테 양보하더라도, 인공지능을 도구로 사용하여 기존 일자리도 지금보다 훨씬 고도화, 전문화, 고급화될 것으로 본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새로이 또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유력한 직업 후보군으로 인공지능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소프트웨어 설계자, 통계학자, 수학자, 정신분석가, 감정치유사 등이 예상된다.

구글 이사인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2045년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설 것이라고 그의 책 <특이점이 온다>에서 밝힌 바 있다. 특이점의 시대에는 인간의 업무 능력 대부분이 인공지능에 의해 바뀔 것이라 주장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착실하게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은 인공지능에 대비한 조직구조의 재정비와 21세기 금, 석유라 일컫는 데이터 확보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제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과 새 직업에 대비하는 모의실험을 먼저 해보자. 당장은 투입 자원의 배급과 사용에 있어 규모 측정이 어렵다면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와 같은 기술을 도입하여, 컴퓨터에서 미래 사회 모의실험의 결과를 측정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인구 규모 및 생산가능인구 수 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로써 일자리 탈바꿈에 따른 충격을 예측할 수 있고 그를 대비하는 고용보험과 기본소득 같은 사회적 안전망의 보강도 선제적으로 가능할 것이다. 즉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고용정책 개발에도 적용해봄을 제안한다.

코로나19 방제에서 대한민국이 전세계의 박수를 받는 이유는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선 사회 모의실험에 있었다. 정보통신 강국 대한민국이 케이(K)-팝, 케이-문화, 케이-방역을 넘어 제4차 산업혁명에서 파급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을 케이-잡(job·신직업)이라 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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