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이발사 하심 알 자로샤씨가 25일 가자시티 북쪽, 폭격 잔해 속 자신의 이발소에서 손님들의 머리를 깎고 있다. 그의 가게는 지난 11일 동안의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됐다. 가자시티/EPA 연합뉴스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최근 시민단체로부터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관련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는 편지를 받았다. 보안상 이유로 시위대와 이야기를 나눌 순 없었지만, 대포 소리가 잦아들고 휴전이 되었으니 이 편지에 회신을 하고 <한겨레> 독자들에게 이스라엘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최근의 적대 행위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가? 시위대는 가자지구에서 예루살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한 것이 라마단 기간 동안 예루살렘 내 긴장 때문이었다고 정당화하며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지역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인종 청소’를 목표로 한다고 주장한다. 2019년 예루살렘 인구 93만6400명의 38%가 팔레스타인 사람들로, 2010년 대비 32% 증가했다. 이들은 예루살렘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권리가 있으며, 원할 경우 이스라엘 시민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오랜 정책은 이스라엘이 도시를 ‘유대화’하려 한다는 주장과 완전히 반대된다. 아랍 지역과 이슬람 성지는 영구적으로 예루살렘의 한 부분이자 필수적인 요소이고, 이스라엘은 우리의 수도 예루살렘 안에서의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존을 위해 언제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최근 관계 악화의 원인은 단순하다. 2005년 9월 아리엘 샤론 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가자에서 8천명의 이스라엘 민간인과 모든 이스라엘 군대를 철수했다. 가자지구는 오슬로 협정에 서명했던 이스라엘의 평화 파트너이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장인 마흐무드 압바스에게 전적으로 인계되었다. 하지만 2007년 6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미국과 여러 유럽 국가에 의해 테러 단체로 규정되고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인 하마스에 의해 가자에서 쫓겨났다.
2007년 6월 이후 가자는 본질적으로 이스라엘의 국경에 위치한 작은 적국이다. 최근의 분쟁은 하마스가 차지한 이후 5번째로, 각각의 모든 분쟁은 이스라엘로 날아오는 대규모 로켓 발사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하마스가 권력을 굳건히 잡고 있는 동안 이 전투가 마지막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이 불균형했는가?
어떤 사람들은 가자 쪽에 사상자 수가 더 많은 이유를 묻는다. 한가지 이유는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보호하는 방어 무기 시스템을 개발한 반면, 하마스의 전술은 민간인을 방패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도 1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다. 분쟁에서 이스라엘의 목표는 이스라엘로 날아오는 로켓 발사를 막아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에 있다. 11일 동안 4천발이 넘는 로켓이 이스라엘로 발사되어 일상을 마비시키고, 국제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되었다. 아이언돔(Iron Dome)이 90% 이상을 막아냈지만 완벽할 수는 없었으며, 200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밤새 대피소로 몸을 피해야 했다.
하지만 사상자 차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답은 하마스는 침략자이며 이스라엘 방위군은 로켓 발사가 중단되기 전까지 작전을 중단할 수 없다는 가혹하고 끔찍한 사실일 것이다. 우리는 하마스와 사상자 수를 겨루지 않고, 그저 도시의 폭격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가자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내 책장에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도 희망을 주는 몇가지 문서들이 있다. 1990년대 평화를 이루는 동안 가자지구에 항구와 국제공항 건설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었다. 가자는 모든 물 문제를 해결할 담수화 시설과 독립적인 전력 발전 시설을 위해 노력할 수도 있었다. 평화가 이루어지면 가자지구의 사람들과 농업·산업을 위한 상품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가자는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역사적인 교차로에 있으며 관광에 최적인 멋진 지중해 해안에 자리 잡고 있다. 국제적인 투자를 통해 중동의 싱가포르가 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이웃 국가를 파괴하지 않고 평화로운 공존을 원하는 가자의 리더가 필요하다.
*편집자주: <한겨레>는 이스라엘의 군사행위에 대개 비판적으로 보도해왔습니다. 반론권 보장 취지로 게재했습니다. 또 다른 반론이 투고될 경우 적극 검토해 게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