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가를 제외한 나머지 동네를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다 뒤집어엎던 30년 전 이맘때. 어른들은 철거용역 깡패들과 싸우면서, 아이들은 무너진 집터를 놀이터 삼아 뛰어다니며 보낸 하루하루. 1991년 11월7일 서대문구 영천동에서 그대들을 만났네요. 30년 만에 안부 물어요, 그동안 다들 어떻게 지냈는지. 동그랗게 오므린 손가락 사이로 보이던 ‘세상의 악함’은 줄어들었는지요. 아니 그보다, 달팽이처럼 소라게처럼 이 땅에 집 한칸은 마련들 했는지… 여전히 살아가기에 힘든 세상이어서, 미안합니다. 사진기자 첫해에 만났던 그대들에게, 이제 이 일을 마치며 인사 보냅니다. 모두 잘 지냅시다, 강건하게.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