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누이동생은 장독대에 떨어지는 붉은 감잎을 보고 시인인 오빠를 향해 “오매 단풍 들것네”라고 했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도심 속 가로수 주변에서 집회가 열렸다. 푸름을 자랑하던 잎이 어느덧 노랗게 물들어 간다. 시대와 장소는 바뀌었어도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다. 오랜만에 나온 현장이어서 그런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잠시 렌즈를 돌려 시나브로 변해가는 잎을 담으며 나도 모르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오매 단풍 들것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