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집 앞 해장국집에서 혼자 한 끼를 때우고 있었는데, 옆 식탁에서도 한 가족이 밥을 먹고 있었다. 부모를 여읜 지 오래된 나로서는 가족 모두 얼굴을 마주하고 밥을 먹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적을 생각하니 눈시울까지 뜨거워졌다.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기로 몇 컷을 담았다. 큰애는 학원에, 막내는 태권도장에 다녀왔다고 한다. 아버지가 발라준 뼈다귀해장국의 고깃점이 막내의 입안으로 들어가자 그 모습을 엄마는 환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며 새해를 맞는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