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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위키 사이트, 세상에 나오다

등록 2022-03-24 18:04수정 2022-03-25 02:31

[나는 역사다] 워드 커닝햄(1949~)

위키라는 이름은 인터넷에서 자주 눈에 띈다. 위키백과(위키피디아)는 세계 곳곳에서 함께 편집하는 백과사전. 위키리크스는 기밀문서를 폭로하는 사이트. 위키문헌(위키소스)은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문헌을 함께 읽는 온라인 도서관.

위키위키웹은 최초의 위키 사이트다. 워드 커닝햄이라는 미국의 프로그래머가 1995년 3월25일에 열었다. 위키(Wiki)는 어디서 온 말일까. 한때 “위키란 ‘내가 아는 바’(왓 아이 노우 이즈, What I know is)의 머리글자”라는 설이 돌았는데, 확인해보니 잘못된 정보다. 커닝햄은 하와이 여행을 다녀와 ‘위키위키’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하와이 말로 “빨리빨리”라는 뜻. 하와이의 공항버스 이름이 위키위키 셔틀이란다.

위키 방식은 빠르고 쉽다. 게시판에 글을 쓰듯 문서를 쓰고 덮어 쓰고 되살릴 수 있다. 용량 큰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의 해묵은 상처가 욱신거린다). 자기가 아는 내용을 설명하거나 남이 올린 잘못된 정보를 고칠 때, 위키는 마침맞은 도구다.

위키 방식 덕분에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었다. 그런데 요즘의 위키 세상은 즐겁지만은 않다. 이용자가 늘어서일까. 편견과 혐오가 위키 문서에 스며들기도 한다. 가짜뉴스도 문제다. “위키백과의 성공은 누구나 쓸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내용을 잘 걸러내기 때문이다.” 바라트 아난드의 책 <콘텐츠의 미래>에 나온 분석이다. “인터넷 분위기가 (예전보다) 적대적이다. 갈수록 협업이 힘들다.” <타임> 인터뷰에서 커닝햄은 아쉬워했다.

커닝햄의 이름은 엉뚱한 데에도 붙는다. “인터넷에서 옳은 답변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답변을 올리는 것”이라는 농반진반의 재담이 있다. 커닝햄이 말했다고 하여 ‘커닝햄의 법칙’이라고들 한다. 정작 커닝햄 자신은 “내 말이 잘못 전해졌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 말은 여전히 커닝햄의 법칙이라 불린다. 사람들이 나서서 잘못된 정보를 바룬다는 커닝햄의 법칙도 맞지 않을 때가 있나 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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