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각설탕 한두개를 넣으면 설탕 3~6g에 해당한다. 반면 캔커피는 15g 이상, 탄산음료나 주스 한 캔에는 20g 넘게 설탕이나 과당이 들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강석기 | 과학칼럼니스트
건강 분야는 유독 뉴스 아닌 뉴스가 많다.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얘기로 거의 매주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뉴스가 대표적이다. 내용은 엇비슷해 ‘하루 두세잔은 몸에 좋지만 설탕이나 프림을 넣으면 효과가 반감한다’는 식이다.
그런데 지난주 국내 여러 언론이 다룬 커피 연구 결과는 좀 달랐다. 중국 남방의대 연구자들이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한 17만여명의 식생활 설문 자료에서 커피 항목을 뽑아 분석한 결과 설탕을 넣은 커피를 하루 1.5~3.5잔 마신 사람들이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7년 뒤 사망 위험이 최대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설탕 커피는 하루 2.5~4.5잔을 마셨을 때 최대 29% 낮았다.
언론들은 ‘설탕’에 초점을 맞춰 “적당량을 마시면 설탕 첨가 여부는 변수가 안 된다”거나 “설탕 한 티스푼이 들어간 커피가 가장 효과가 컸다”는 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31%와 29%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차이가 아니라 뒤의 표현은 무리가 있다. 그런데 설탕 유무에 따라 최대 효과를 보는 범위가 다른 게 눈에 띄었다. 궁금해 인터넷에서 논문 요약을 읽어봤다.
뜻밖에도 연구 결과는 국내 뉴스와 좀 달랐다. 논문에서는 커피 섭취량에 따라 다섯 구역으로 나눴고(1.5잔 이하, 1.5~2.5잔, 2.5~3.5잔, 3.5~4.5잔, 4.5잔 초과) 각각에 대해 사망 위험도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 기준으로 무설탕 커피는 각각 0.79, 0.84, 0.71, 0.71, 0.77로 전 구역에서 낮았다. 2.5~4.5잔에서 0.71로 가장 낮으므로 이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최대 29% 낮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설탕 첨가 커피는 각각 0.91, 0.69, 0.72, 0.79, 1.05로 하루 4.5잔이 넘어가면 안 마신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사망 위험을 31% 낮춘(0.69) 범위도 1.5~3.5잔이 아니라 1.5~2.5잔이었다. 데이터를 그대로 해석하면 커피 음용량에 따라 설탕의 효과가 부정적, 긍정적, 부정적으로 바뀐다.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1.5잔 이하는 설탕 포함이 –7~22%이고 무설탕이 10~30%이므로 통계적 관점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전체적으로 설탕 섭취가 적으면 영향이 없지만 많아질수록 커피의 유익한 효과가 상쇄되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기존 연구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는 논문이 아니라는 말이다. 독자의 눈길을 끌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데이터 수치를 부정확하게 쓰거나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차이에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