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라는 의미의 ‘팍스’는 국제 정치에서 군사개입이나 경제적 통제를 통한 중심국의 완결된 패권주의 체제를 말한다. 미국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세계질서를 주도해왔지만, 중국 등 도전 앞에서 그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유럽 주요 국가 등과 손잡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보복을 공언했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은 게 그 실례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진영이 결집을 강화할수록, 러시아와 중국의 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에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의 전환을 꿈꾸는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암살됐다. 이런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가 기댈 게 과연 ‘팍스아메리카나’인지, 우려가 커진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