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집트 등 40여개 나라의 외교장관 등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페터스베르크 기후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세계의 창] 존 페퍼 |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지난 6개월간 세계는 기후위기 해결 노력에서 크게 뒷걸음쳤다. 러시아는 2060년에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입장과 약속을 뒤집은 뒤 2월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화석연료 접근에 대한 공황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은 3월 대선에서 그린뉴딜 정부를 끝내고, 더 많은 원자력발전소 건설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을 이루겠다는 구상을 지닌 새 대통령을 뽑았다. 미국에서는 석탄산업으로 재산을 불린 상원의원 한명의 반대로 기후변화 대응 법안의 의회 통과가 실패해왔다.
2021년 탄소 배출은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나 새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화석연료로 인해 대기 중으로 배출된 탄소는 36기가t이다. 팬데믹에서 ‘회복’되는 상황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더 많은 석탄을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는 게 더욱 우려스럽다.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5월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21ppm으로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특히 소형 원자로 등 원자력산업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려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이나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중간 목표 등 전임 정부의 정책을 수정하려고는 시도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3700억달러 지출을 포함한 대규모 지출 법안에 합의를 끌어내는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그렇다면 우울하게 시작한 2022년이 기후위기 대응에서 전환점으로 기록될까? 온도 상승폭을 2050년까지 섭씨 2도 아래로 유지하고 지구의 건강을 위해 더 확실한 발걸음을 뗄 수 있을까?
미국부터 살펴보자.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기후 관련 법률이지만 충분하지 않다. 이 법으로 2030년 탄소 배출이 2005년보다 40% 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추산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50%에는 못 미치지만, 이 법이 없을 때 30% 감축보다는 낫다. 하지만 40% 감축을 계산한 모델들은 청정에너지에 대한 저항을 고려하지 않는다. 가장 크게 저항하는 것은 화석연료 업체들이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보수가 집권하는 주에서 각 시가 주택, 수도·전기, 교통 분야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보다 낫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55% 줄여 1990년보다 적게 만들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추진한다. 하지만 이런 목표의 일부는 탄소 배출이 많은 제조업을 아웃소싱하거나, 태양이나 풍력 에너지 발전에 필요한 재료를 저개발국 채굴 산업에 의존하는 눈속임 같은 요소를 지닌다.
세계의 나머지는 어떤가? 지구 차원에서 탄소중립에 이르려면 기본적으로 모든 석유와 석탄 채굴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콜롬비아 새 정부는 그런 약속을 했다. 하지만 많은 나라는 이를 따르려 하지 않는다. 모든 국가가 (지난해 11월) 글래스고(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선언한 더 엄격한 약속을 지킨다면 온도 상승폭을 섭씨 1.8도 이내로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약속을 강제할 메커니즘이 없다. 또 경제성장과 파리기후변화협약 사이에서 선택에 직면할 때 많은 나라는 전자를 택하거나 적어도 얼버무리려고 할 것이다.
또 선진국들은 저개발국들이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좁은 의미의 지구온난화에만 집중해 생물다양성 훼손, 해양생물 감소, 토양생산성 악화 등 인류의 과소비로 인한 다른 모든 증상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구를 구하려면 2022년은 전쟁에 에너지를 집단적으로 낭비하고, 국가의 돈을 화석연료 업체들에 쏟아붓고, 청정에너지라는 대안으로 전환하는 데 꾸물거리고, 가난한 국가들이 녹색미래로 도약하는 것을 돕지 않는 마지막 해가 돼야 한다.
지난 6개월은 많은 면에서 좌절스러웠다. 그러나 상황을 돌려놓고 2022년을 지구를 구하는 투쟁에서 중심축이 되는 해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