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8개월이 넘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총성이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서방, 미국과 중국 등 대립의 전선은 더욱 넓어지고 강도는 세지고 있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 발사실험을 이어가고 있고, 남한에는 ‘전술핵’ ‘선제타격’ 같은 듣기만 해도 섬뜩한 단어들이 뉴스에서 흘러나온다. 아무리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를 대체할 수 없다던가. 오늘도 멀리 북녘땅이 보이는 백령도 두무진 앞바다엔 출어를 위해 나서는 어선의 모터 소리만이 적막을 깬다. 잔잔한 이 평화라도 계속되기를 기원할 뿐이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