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수습 시절, 밤사이 연탄가스로 사고를 당한 사례가 관내에 있는지 꼭 확인해야 했다. 한 방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일가족의 피해가 심했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밤새 안녕’이다. 연탄가스로 가까운 친척 어르신께서 유명을 달리하셨고 나 역시 어릴 적 죽다 살아나는 경험을 했다. 마포의 한 고깃집에서 할 일을 마친 연탄이 가게 바깥 구석에서 운명을 기다리고 있다. 제 몸을 불사르며 가난한 시절을 견디게 해줬지만 무색무취의 불청객을 동반한, 고맙고 살벌한 친구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