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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어른들의 장난감’ 레고를 창조한 덴마크 목수

등록 2023-04-06 18:49수정 2023-04-07 02:39

[나는 역사다]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 | 1897~1958

1897년 4월7일 태어났다. 덴마크의 빌룬 마을에서 목수 일을 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마르그레트 울레에 따르면, 당시 빌룬은 “춥고 가난하고 외롭고 버려진” 마을이었다. 열심히 살던 그에게 시련이 몰아쳤다. 1924년에 목공소가 홀랑 불에 탔고, 1932년에는 어린 아들 넷을 남긴 채 아내가 세상을 떴다.

1930년대에는 대공황 여파에 시달렸다. 어려운 시절이었다. 가구 주문이 줄었고, 경영난을 타개할 방책으로 나무 장난감을 만들었다. 나무 장난감 브랜드는 ‘레고’. 어느 날 다른 고장에서 온 상인이 그의 손재주를 보고 감탄했다.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도 부모는 아이 장난감은 살 것이다.” 상인의 주문을 받은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은 장난감을 많이 만들었다. 그런데 상인은 물건을 찾아가지 못했다. 대공황 탓에 파산한 것이다. 1940년 나치 독일이 덴마크를 점령했고, 1942년엔 장난감 공장에 또 한번 불이 났다.

그래도 그는 살아남았다. “아버지는 유머를 잃지 않는 남자였다.” 아들 고트프레드 크리스티안센의 회고다. 1947년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은 비싼 돈을 주고 영국에서 플라스틱 사출기를 들여왔다. 석대를 계획했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한대만 샀다. 이때만 해도 플라스틱은 낯선 재료였다.

플라스틱으로 아기 딸랑이와 조립식 자동차를 만들었다. 집짓기 블록도 만들었다. 영국의 플라스틱 블록인 키디크래프트를 따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시절 레고 블록은 요철이 헐겁게 물렸다. 옆에서 건드리면 우르르 무너졌다. 레고의 다른 플라스틱 장난감은 인기였으나, 블록 장난감은 반품이 쌓였다.

“문제는 블록과 블록이 맞물리는 힘이다.” 레고 블록을 개량한 사람은 아들 고트프레드 크리스티안센이었다. 1958년 1월에 발명특허를 냈다. 오목한 공간 원기둥 사이의 틈과 볼록 돌기가 튼튼하게 맞물리는 플라스틱 블록. 우리가 좋아하는 레고 블록은 이렇게 세상에 태어났다. 그해 3월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은 숨을 거뒀다. 레고는 장난감의 고전이 됐다. 어른이 돼서도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두 세대 전에 나온 레고 블록에 지금 나오는 블록을 끼워도 딱 들어맞는다나.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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