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키웠던 금붕어 이름은 ‘붕이’다. 붕이는 얼마 전 이른 새벽녘에 허파의 움직임 없이 옆으로 누운 채 가라앉아 있었다. 지난해 한번은 이렇게 발견돼 심폐소생술(물 속 산소발생기를 허파 가까이 가져가 강하게 틀어줌)을 해줬더니 살아났지만, 이번에는 10여 분 이상 시행했으나 다시는 숨 쉬지 못했다. 지난 11년 동안 물 속에만 살았던 붕이는 숨을 멈추고서야 인간이 머무는 공간으로 나왔다. 붕이를 물 속으로 다시 돌려보내지 않고, 수목장 치르듯 동네 소나무 밑동 아래 묻어 주었다. 봄에 핀 들꽃이든 모든 생명이 지는 것에 슬픔을 감출 수 없구나. 잘 가라 붕이야!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