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공원의 수풀이 우거진 물가에서는 요맘때면 개구리가 개굴개굴 울어댄다. 인기척에 놀란 개구리가 울음을 멈춰버렸다. 아버지 손을 잡은 아이들이 한참을 서서 또 울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 사진기 셔터 소리에 개구리 울음소리가 또 멈출까 조심스러워 한 장만 겨우 눌렀다. 먼 훗날 아이들은 화성이나 목성에서 푸른 지구를 바라보며 이날 아버지와 호숫가에서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던 때를 추억할지도 모른다. 지난 25일 텔레비전으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박차고 우주로 날아가는 누리호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