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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중국 성장률 6.3% 청년실업률 21.3%의 의미

등록 2023-07-23 18:06수정 2023-07-24 02:36

지난 16일 중국 장쑤성 롄윈강 항구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롄윈강/AFP 연합뉴스
지난 16일 중국 장쑤성 롄윈강 항구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롄윈강/AFP 연합뉴스

[세계의 창] 왕신셴 | 대만 국립정치대학 동아연구소 소장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보다 6.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2년 새 가장 높은 증가율이지만, 국제사회와 중국 내 기관들 예상치 ‘최소 7%’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6월 청년실업률도 역대 최고치인 21.3%로, 중국 경제의 앞날을 암울하게 했다. 중국 공산당한테 경제는 ‘기초건축’으로, 경제가 흔들리면 정권 안정도 흔들린다. 중국이 문화대혁명 뒤 개혁개방에 나서고, 덩샤오핑이 소련 해체 뒤 ‘남순’에 나선 것도 이런 이치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발전이냐 침체냐의 십자로에 놓여 있다. 이에 대한 관찰은 다음과 같다.

우선 2분기 경제성장률 6.3%는 세계 수준 등과 비교해 높긴 하지만, 비교 대상인 지난해 2분기 성장률이 0.4%로 매우 낮았던 것을 고려하면 그다지 높은 것이 아니다. 또 올해 상반기(1~6월) 성장률 5.5%로 목표치인 ‘5% 안팎’을 넘었지만,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 1분기 2.2%, 2분기 0.8%로 하강 추세를 보인다. 올해 5% 안팎 성장도 불투명한 상황인 셈이다. 중국 당국은 공개 데이터를 자주 은폐하거나 수정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고 이번 달부터 개정 반간첩법이 시행돼 관련 정보 수집에 제한이 커져 중국의 실제 상황을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둘째, 중국의 경제회복이 더딘 것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시장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지난 6월 중국의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이상 감소해 코로나 사태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적 요인인데, 정부가 고용 안정, 내수 확대, 소비 촉진 정책을 반복해 도입했지만 효과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는 제조업의 투자 신뢰를 흔들고 있다.

최근 중국 대형 개발업체 헝다가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고 많은 개발 업체들이 돈을 갚지 못해 전국 각지에 미완성 ‘건물’을 많이 남겼다. 이는 두가지 영향을 미쳤는데, 하나는 부동산 자산이 많은 중국인의 소비 성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다른 하나는 최근 1년 동안 부동산과 관련된 사회 항쟁이 대중의 가장 불만스러운 주제가 됐다는 점이다. 부동산에서 파생된 직간접적인 의제가 현재 중국 사회의 주요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와 경제발전의 법칙 외에, 최근 몇년 동안 이어진 미·중 과학기술 전쟁과 정부의 분배정책도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로 중국의 기술혁신 산업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또 ‘파이 키우기’와 ‘파이 나누기’는 항상 중국의 난제였는데, 최근 시진핑 주석은 ‘공동부유’를 제안하는 등 파이 나누기에 주목했다. 이는 민간기업과 과학기술 산업의 발전과 투자에 영향을 줬다.

마지막으로 경기침체는 중국의 대내 정책뿐만 아니라 대외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20~30년 동안 중국의 국제행동은 경제적 성과가 뒷받침된 것인데, 현재 경제성장 둔화와 정부 재정 부족은 모두 외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1년 이후 중국 공산당은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 등 3대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대외원조 투자, 국제기구 지원, 평화유지활동 지원 등을 잇달아 제안한 상태이다.

중국은 현재 두가지 거대한 ‘함정’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미·중 사이의 ‘투키디데스 함정’이고, 다른 하나는 ‘중진국 함정’이다. 이 두가지 도전은 최근 5년 동안 본격화했으며, 앞으로 장기간 지속될 것이다. 지난 5월 말 20기 중앙국가안전위원회에서 시진핑이 “바람과 파도가 높다. 거친 파도를 마주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최저선 사고와 극한적 사고를 견지해야 한다”고 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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