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다 . 편리한 걸 선택하는 게 일상이 되면서 조금만 불편해도 견디기 힘들어한다 . 우리 인생의 희로애락에도 ‘질량 보존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이를 잊어버린다. 이럴 땐 잠시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
지난 주말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에선 ‘여름밤 광릉숲’ 야간전시 행사가 열렸다 . 참가자들에겐 도심을 떠나 불빛 없는 자연의 숲길을 걷는 기회가 주어졌다 . 늦여름 산모기가 사정 없이 달려들었지만 자연 상태의 반딧불이와 달빛을 받아 피어나는 열대 수련을 향한 참가자들의 호기심을 꺾을 순 없었다. 잠시 수목원 광장에 누워 도심 불빛 공해로 잊고 있었던 별빛도 다시 찾아볼 수 있었다 . 생물을 보전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경제성과 편의성을 들이댈 수도 없는 일이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값싸고 쉬운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지구의 해양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예측불가능한 상태로 만든 상황을 상기해야 한다. 서로의 불편함과 노력이 있어야 인간과 자연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사진은 ‘여름밤 광릉숲’ 행사 중 참가자들이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