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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화성 탐사의 꿈은 멈추지 않는다! [강석기의 과학풍경]

등록 2023-11-21 15:18수정 2023-11-22 02:42

인공지능(AI) 로봇 화학자가 화성 운석 5종을 녹여 얻은 성분으로 만든 촉매를 태양광 패널에 연결하자 물 분해 반응으로 산소가 발생했다. 오른쪽 위 클로즈업 사진은 전극 표면에서 산소 거품이 형성된 모습이다. ‘네이처 합성’ 제공
인공지능(AI) 로봇 화학자가 화성 운석 5종을 녹여 얻은 성분으로 만든 촉매를 태양광 패널에 연결하자 물 분해 반응으로 산소가 발생했다. 오른쪽 위 클로즈업 사진은 전극 표면에서 산소 거품이 형성된 모습이다. ‘네이처 합성’ 제공

강석기|과학칼럼니스트

지난 18일 스페이스엑스(X)의 초대형 발사체(로켓)이자 우주선인 ‘스타십’ 2차 발사가 실패했다. 발사 3분 뒤 1단 로켓(슈퍼 헤비 부스터)은 성공적으로 분리됐지만 2단 로켓(우주선)이 궤도 진입 과정에서 통신이 끊겼고, 사고 위험을 고려해 자폭했다. 발사 4분 만에 1단 로켓이 폭발한 지난 4월 1차 시도보다 큰 진전이 이뤄졌다.

미국이 굳이 새 로켓을 개발하는 건 ‘지속가능한’ 우주개발을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달·화성을 오가려면 경제성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우주선에 짐을 많이 실으면서도 우주에 올리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는 연료 효율을 높여서만은 안 되고 발사된 로켓을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스타십의 목표다.

두차례 실패에도 스페이스엑스 관계자들은 오히려 예상보다 나은 결과라며 머지않아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설사 스타십으로 한번 발사에 150톤의 짐을 화성까지 보낼 수 있게 되더라도 지구의 조달품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면 역시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숨 쉬는 데 필요한 산소는 하루에 1㎏ 정도이지만 상당한 부피라 압축 저장하는 장비 무게가 만만치 않다. 또 우주선 연료가 연소할 때도 산소가 필요하다. 따라서 화성 현장에서 산소를 자급자족해야 하는데 화성 대기의 산소 함량은 미미하다.

지난주 학술지 ‘네이처 합성’에는 인공지능(AI) 로봇 화학자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인 기발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중국과학기술대를 비롯한 중국 공동연구팀은 태양광 패널에서 얻은 전기로 화성 토양에 소량 존재하는 물을 분해해 산소를 얻는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물 분해 반응이 일어나려면 촉매가 있어야 하는데, 소모품이라 역시 현장에서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자들은 사람에 앞서 화성에 간 인공지능 로봇 화학자가 화성의 암석에서 물질을 추출해 스스로 촉매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산소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 실험했다. 인공지능 로봇 화학자는 화성 암석을 대신해 받은 화성 운석 5종의 원소 조성을 분석한 뒤 화학반응 지식과 기계학습을 통해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촉매 조합을 찾아내 합성하고 태양광 패널에 연결해 산소 발생 여부와 효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1㎡ 넓이에 시간당 최대 산소 60g을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만일 넓이 100㎡, 높이 3m인 화성 거주지 천장(100㎡)에 촉매를 코팅하면 15시간 만에 내부 공간(300㎥)의 산소 함량을 지구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는 뜻이다.

놀랍게도 인공지능 로봇 화학자가 암석(운석)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촉매 조합을 찾고 암석을 녹여 얻은 물질로 촉매를 합성한 뒤 물 분해 반응으로 산소 발생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인간 화학자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 이는 꼭 필요한 설정이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통신은 빛의 속도로 진행되지만, 빛도 20분이나 걸리는 거리라 화성의 로봇 화학자가 지구의 인간 화학자에게 조언을 구해도 40분 뒤에나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머지않은 미래, 인공지능 로봇 과학자와 기술자들로 이뤄진 선발대가 화성 기지를 구축해놓고 우주선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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