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독자에게
지난주 수요일치 신문에 ‘2006년 수습사원 모집’ 알림을 냈습니다. 공채 기수로 따지면 17기가 되는 셈입니다. 알림 형식이 이전과 크게 달랐기에, 많이들 보셨을 걸로 생각됩니다. 틀에 박힌 모집 공고 대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께서 주신 ‘도전하는 당신, 한겨레를 닮았군요’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만들어가려는 젊은이라면 한겨레의 문을 두르려 볼 것을 권유합니다.”
며칠 전 한 후배가 포털 ‘다음’의 ‘언론 고시 카페’에 우리 신문사 수습사원 공채와 관련된 글들이 많이 떴다고 알려주더군요. 익명으로 쓴 글들이라 그런지, 신문사 채용 사이트의 ‘묻고 답하기’에 오른 글들보다 내용이 직설적이었습니다.
역시 신세대들답게 초봉에 관한 얘기들도 올려 놓았더군요. 방송사나 몇몇 신문사와 견주면 초봉이 적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체 평균 이상은 됩니다. 또 급여 수준 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하나하나 추진해 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 실적이 호전되고 있어, 계획대로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가지 더, 초봉은 출발선에서 주어지는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선배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겨레 발행부수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아직까지 어느 신문사도 정확한 발행부수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신문법에 따라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지난 6~7월 신문발전위원회에 발행부수를 신고했고, 타당한 검증 방법이 마련되면 공개될 것입니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가 해마다 세차례씩 벌이는 열독률 조사를 통해 신문사간 발행부수를 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는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 한겨레는 2002년 이후 줄곧 10개 종합일간지 가운데 4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신문의 신뢰도에 관한 글들도 올랐던데 각계 전문가, 대학생, 언론인 그 누구를 대상으로 조사해도 한겨레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험 준비에 추석 연휴도 쉬지 못할 ‘17기 후배’들을 생각하면서, 16년 전 입사지원서를 쓰느라 끙끙대던 때를 떠올려 봅니다. 노트북이 없던 시절이어서, 펜으로 16절지(A4)에 꿈과 열정을 빽빽이 담아내느라 머리를 쥐어짰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정직한 신문, 공정한 신문, 믿을 수 있는 신문, 그래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신문 ….
지난 세월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이런 신문을 만들고자 애써 왔습니다. 물론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큽니다. 하지만 17기 후배들과 함께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기운이 솟아납니다. 안재승 편집기획팀장 jsahn@hani.co.kr
안재승 편집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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