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독자에게
“이게 광고입니까, 기사입니까?”
지면 개편 뒤 화요일치 11면에 실린 ‘이 순간’을 보고 여러 독자들께서 물어왔습니다. 언뜻 봐서는 대기업 이미지 광고 같지만, 사진 한 장을 지면에 꽉 채운 새로운 형식의 기사입니다. 외국 신문에서는 더러 있지만 한국 신문에서는 이렇게 큰 사진기사 게재가 조금 낯선 시도이기도 합니다.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만난 사진을 1면 전체에 쓴 신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같은 엄청난 소식이나 대형 사고가 아니면, 신문 사진은 대개 손 한 뼘 크기를 넘지 않습니다. 고만고만한 크기의 신문 사진에 익숙한 독자들이 보기에 ‘이 순간’의 19인치 모니터 화면보다 훨씬 큰 사진은 어색할 수도 있을 법합니다. 한겨레가 사진 한 장을 지면 전체에 파격적으로 게재한 것은 좋은 사진 한 장이 공들여 쓴 기사 못지않게 호소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세 차례는 지금처럼 한 장의 사진을 지면에 꽉 채워 쓰고, 나머지 한 차례는 몇 장의 사진과 짧은 기사를 실을 예정입니다. 머지않아 선보일 사진 기획취재물로 겨울을 맞은 야생동물의 조난과 구조 활동을 다룬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요일치 2면에 트렌드면 ‘하니 (뭐)하니’ 면을 만들었습니다. 이 면은 한겨레가 무겁고 큰 주제에 관심이 쏠려 나라 안팎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다양한 흐름을 짚는 기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만들었습니다. 연령의 벽을 뛰어넘어 쓸모있고 의미있는 한 주간의 흐름, 화제, 인물 등을 다룰 계획입니다. 판에 박힌 기사 형식, 내용을 벗어난 지면을 꾸미겠습니다.
수요일마다 나오던 36.5° 섹션(생활·건강)이 배달되지 않는다고 문의하는 독자들도 계셨습니다. 21일치 2면의 지면 개편 알림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36.5° 섹션에 묶여 있던 이웃, 건강 같은 기사를 요일별로 나눠 싣습니다. 이웃의 훈훈한 사람 이야기들을 한 주일 동안 여러 차례 나눠 싣는 게 독자들이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신문을 꼼꼼히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하루 보통 여섯 쪽이던 종합면을 네 쪽으로 줄여 부문별 지면을 강화했습니다. 종합면을 줄인 것은 올 2월 편집국 조직 개편의 취지인 ‘편집장 중심 지면 만들기’를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역경제면을 월요일치에 새로 만들었습니다. 지역경제면에서는 풀뿌리 경제를 지탱하는 중소기업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신문사가 아무리 지면 개편을 한다 한들 독자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한겨레는 독자가 만족할 때까지 변화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권혁철 편집기획팀장 nura@hani.co.kr
신문사가 아무리 지면 개편을 한다 한들 독자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한겨레는 독자가 만족할 때까지 변화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권혁철 편집기획팀장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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