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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나무의 지느러미 / 유안진

등록 2008-10-19 19:06

시인의마을
나무 속에는 세상의 바람이란 바람이 다 들어 있어서, 나무의 피부는 바람결을 닮았지만 나무 그늘은 강물 쪽으로 가장 길어지곤 한다

나무에서는 바람 냄새가 풍기지만, 나무 그늘에서는 늘 물비린내만 풍겨난다

하구(河口)의 강마을에 불이 켜지면, 나무 그늘은 강물만한 물고기가 된다, 밤마실을 간다

달밤이면 굽이치는 마법의 길을 가느라고, 닭 울기 전 세 번씩 나무를 배반하기도 한다.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천년의시작)에서

유안진

1965∼7년 <현대문학> 3회 추천으로 등단.

<달하> <물로 바람으로> <봄비 한 주머니> 등의 시집을 냈다.

정지용문학상, 월탄문학상, 한국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단국대, 서울대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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