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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큐레이터 조선령의 상상공장] 믿음이 있으면 작동된다?

등록 2008-12-03 18:40수정 2009-01-05 18:05

안규철 <상자 속으로 사라진 사람>(1998-2004). 사진 조영화, 리움 미술관 소장.
안규철 <상자 속으로 사라진 사람>(1998-2004). 사진 조영화, 리움 미술관 소장.
큐레이터 조선령의 상상공장
쉿! 이 평범해 보이는 천과 상자들은 다른 공간으로 갈 수 있는 이동장치다. 옆벽에 걸린 드로잉들은 장치 사용법인데, “믿음이 있어야” 작동된단다. 확인해볼 길은 없다. 여기는 작품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미술관이니까. 이 천을 뒤집어쓴다면 상자 쪽으로 기어가기도 전에 경비 아저씨에게 우아하게 끌려나가게 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장치가 말이 안 된다고 누구도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다. 아무도 써본 사람이 없는데 작동이 안 되는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믿음은 이 틈에서 살아남는다. 나가면서도 상자를 괜스레 한번 더 돌아보게 되는 건, 일상에서는 멸종된 이 믿음이란 놈 때문일 거다. 독립 큐레이터

※그림과 조각, 사진 등 이미지에 깃든 상상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큐레이터 조선령의 상상공장’이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에 이어 매주 목요일 찾아갑니다. 조선령씨는 홍익대 예술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와 부산비엔날레 학술위원 등을 거쳐 현재 대안공간 풀 운영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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