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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시리다, 눈 / 문신

등록 2008-12-28 18:41

시인의마을
남쪽으로 길을 잡아 민박집에 들다

낯바닥 위로 스멀스멀 기어가는 소리가 있다

격자무늬 창살에 그림자 스미어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가갸거겨 읽는다

읽고 읽어서 펴놓은 독본이 나달나달하다

담벼락을 훌쩍 건너온 옆집 감나무 가지가

또박또박 짚어가는 곳마다 감꽃 열린다

따라가며 가갸거겨 읊는다

그 다음 문장이라며 낭창한 회초리 휜다

가슴속에 휘우듬한 자국 하나 남는다

한나절

꿇어앉아 책만 읽었더니, 시리다

-시집 <물가죽 북>(애지)에서

문신

여수에서 출생하여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전주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어문교육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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