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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오래된 책 / 이중기

등록 2009-02-08 22:12

  • 가 가 가 가 가
엄청 나이를 많이 잡수신 책이 있다
비바람 눈보라를 배경으로 일주문은 초라해도
봄여름가을겨울을 다 걸어야 옛날 경전에 닿을 수 있다
사람들은 이 책으로 생을 연마했으나
철없는 것들이 번역본으로 읽어 오해가 많다
이 책은 원문으로 읽어야 티끌 같은 세상이 잘 보인다
허리 구부정한 부족국가 늙은이들이
불량기 많은 비바람 눈보라 노역을 시켜
단절 없는 인간의 시간을 집필한
오래된 미래,

흙으로 만든 책

-시집 <오래된 책>(신생)에서

이중기


1957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1992년 시집 <식민지 농민>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숨어서 피는 꽃> <다시 격문을 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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