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훈, <절벽 위의 소나무>,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76×101㎝_2009, 공성훈 개인전 ‘겨울풍경’, 2009년 6월9일~6월27일, 아트포럼 뉴게이트
알랭 드 보통은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가 영국의 전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자연이 예술의 주제가 되는 것은 거기에 투여되는 인간적 시선에 의해서인 것이다. 한편 풍경이 어떤 것의 상징으로 너무 쉽게 읽히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 자체가 더도 덜도 없이 꽉 찬 존재이면서 동시에 그 안에 수많은 주름을 품고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좋은 작품이라고 한다. 공성훈의 그림도 그렇다. 이 그림은 상징이 아니라 뉘앙스이다. 잘 그린 한 점의 풍경화이면서도, 너무나 미묘하게 착 달라붙는 한국적 뉘앙스를 갖고 있어서, 사람 하나 없는 바닷가 절벽에서 우리는 애국가 1절부터 뽕짝에 이르는 숱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설사 이 풍경이 우리나라의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렇다.
조선령 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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