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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모종 시장 / 강병철

등록 2009-06-21 17:50

황사 강풍의 밤 삽시간에 지났다
언제부터였나, 이른 봄 재래시장에 나서면
손톱부터 새빨갛게 몸이 달았다
종자 옥수수 오백 원, 바짓가랑이 당기는
노파의 명태 손등 마른 살비듬도 살갑다
잠시 후 보리밥집 스뎅 그릇 긁던 사내
연초록 외떡잎 꼼지락꼼지락
마른 땅 뚫고 솟구칠 것 같아
흰소리로, 급식소 밥그릇처럼 벅벅 긁어 대지만
기실 새싹들을 섬길 준비가 되지 못했다
아직은 여전히 한 몸으로 섞이지 못하므로
푸성귀 비비던 숟가락 놓고
목에 걸린 묵은지 손가락으로 파내기도 했다
목련에서 사과꽃으로 이어지던 그 즈음이다

-시집 <꽃이 눈물이다>(삶이보이는창)에서

강 병 철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시집 <유년일기> <꽃 피는 부지깽이>, 산문집 <선생님 울지 마세요> 등이 있다.


한국작가회의 대전충남지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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