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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우물 밖에는 지금 / 김일영

등록 2009-07-05 21:19

저 높은 우물 밖에는 새들이 공중으로 튀어 오르고
이 산 저 산 나무들 자리를 옮기며 뿌리를 담근다
구름은 몸을 흩어 눈물을 짓고
자릴 비운 하늘이 축축해
풀들의 웃음소리로 언덕이 부풀어 오르는 곳
날 선 모서리를 가진 것들은 스스로 다친 상처를 다듬고
서로 땀을 닦아주는 개쑥들이
간질간질한 마음을 도랑물에 띄우는 곳
이웃집 굴뚝 연기 사이
서늘해지는 가슴들
새벽이면 온통 제 얼굴을 드러내는 곳
우물 밖에는 지금 달빛이 부서져 내리고

- 시집 <삐비꽃이 아주 피기 전에>(실천문학사)에서

김일영

1970년 전남 완도 출생으로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동화 <별에서 온 바위>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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