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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계의창] 오바마의 아프간 딜레마 풀기 / 셀리그 해리슨

등록 2009-11-15 21:17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내외에서 그의 명성과 대통령직을 위협하는 복잡한 문제들과 마주하고 있다. 이번주 그의 아시아 순방 뉴스는 (구직활동을 포기한 실망실업자 등을 포함한 실질 실업률로 따질 때) 미국인 여섯명 중 한명이 실업 상태이고, 10월 실업률이 26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과 같은 비중으로 다뤄졌다.

공공의 분노는 월가 최고경영자들이 스스로에게 엄청난 보너스를 주었다는 것뿐 아니라, 오바마가 그런 구조를 깨는 데 실패했다는 데에도 향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프랭크 리치는 “오바마 행정부가 공공의 분노를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오바마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보단 정치 쪽이다. 실업률은 앞으로 2년 동안 서서히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탈레반 반군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하워드 하트 전 중앙정보국(CIA) 파키스탄 지부장 등 은퇴한 아프간 전문가 그룹은 최근 <뉴욕 타임스>를 통해 “미군의 존재 자체가 문제다. 군이 더 많이 투입되면 될수록, 저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아프간 점령은 무슬림 아프간인들에게 특별한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국은 중동정책에서 무조건적인 이스라엘 지지 때문에 무슬림들로부터 분노를 사왔다. 탈레반 반군이 이처럼 끈질길 수 있는 데엔 마약을 통해 돈을 버는 부패한 (아프간) 장군들에 대한 대중적인 분노가 넓게 깔려 있는 것도 한몫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간 안정책을 찾는 토론에서 한 가지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다. 3300만, 전체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아프간 최대 부족인 파슈툰족이 탈레반을 지지하는 근본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역사적 라이벌이 타지크족이라는 것이다. 인구의 24%인 타지크족은 현재 아프간 정부 요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군, 정보요원, 비밀경찰을 통해 파슈툰족의 일상을 감시한다.

타지크족 장군들은 미군이 지난 2001년 탈레반 정부를 전복시켰을 때의 혼란기 몇 달 동안 가장 적절한 때에 적절한 장소에 있었기에 지금 아프간의 지배집단이 됐다. 1980년대, 소련과 맞서 싸우는 기간에 타지크인들은 미 중앙정보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카불 북쪽 판지시르 계곡에 민병대 기지를 건설했다. 이후 이웃 지역들과 연결해 북부동맹을 결성했다. 북부동맹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파슈툰에 기지를 둔 탈레반 정부에 맞서 싸웠다. 그리고 미군이 탈레반 정부를 전복시킨 뒤, 타지크 장군들이 새 정부의 핵심 포스트를 구축했다.

오바마의 딜레마는 이렇다. 그가 타지크인의 장악력을 끝내고 파슈툰족을 향한 정책으로 옮겨가려 한다면, 타지크인의 반발과 부족 간 내전이 일어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상 유지를 한다면 파슈툰족의 불만을 더 깊게 만들 것이다.

그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향후 3년간 점차 진행될 미군과 나토군의 철군 시간표를 만들라. 이 기간에 그들의 역할을 카불 및 주요 도시의 보호에 치중하라. 둘째로, 탈레반에 대한 파키스탄의 지지를 끊게 하라. 대신 현재의 ‘아프-팍’(아프간-파키스탄) 전략을 더 넓은 지역 전략으로 대체하라. 인도, 이란, 러시아, 중국, 타지키스탄 등 탈레반의 정권 인수에 반대하는 국가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군과 나토군은 점차적으로 철수하라.


이런 전략은 공화당에 의해 극심한 공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론 없는 싸움, 늘어나는 희생자는 국내적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동안 오바마를 더 힘들게 만들 것이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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