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의 풀꽃나라] 낙엽을 태우며
가래나무와 느릅나무, 복숭아와 조팝나무, 은행나무 잎새들이 초겨울 앞마당에 수북이 쌓였습니다. 바람도 잠든 어느 저녁 무렵, 마른 낙엽을 모아 태웁니다. 대지와 햇살이 키운 나뭇잎들은 빛깔이나 크기나 향이 저마다 다르지만, 이제 불길 속에서 하나가 됩니다. 낙엽들은 작은 불길을 기다렸다는 듯이 탁, 탁,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타오릅니다. 그 소리들은 마치 한해를 잘 마쳤다는 느낌표처럼 들립니다. 우리 한해도 타는 낙엽처럼 기분 좋게 마감되었으면 좋겠네요. 화가·환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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