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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왜냐면] ‘콘돔 혁명’을 바라보는 부끄러움

등록 2010-11-30 20:39

세계에서 10대 임신율이 가장 높았던 영국은 1999년부터 이를 절반으로 낮춘다는 목표로 10개년 계획을 추진해, 임신율이 2007년 일시 증가한 것을 빼고는 2002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청소년 임신율을 낮추기 위해 지금까지 2억6000만파운드를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10대 피임을 위한 기금으로 2050만파운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초등학교부터 성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국 워싱턴 보건국이 피임기구 착용 장려를 위해 ‘콘돔 혁명’ 캠페인을 시작했다. ‘콘돔만 사용하면 문란한 성생활도 상관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지만, 보건국은 “콘돔 사용을 장려하면 성생활의 빈도가 아니라 콘돔 사용의 빈도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여러 번 나왔다”고 반박한다.

아울러 ‘콘돔 혁명’ 본부 쪽은 20만달러를 들여 콘돔 수백만개를 배포할 예정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음란 영상물 소비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고,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행한 ‘청소년 성행태 조사’(2006)에서 첫 성관계 연령이 14.2살로 나타나기도 한 우리나라지만 낙태 예방, 아니 성교육에 대한 투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올 초에 낙태 찬반을 둘러싼 그 뜨거운 논의와 열정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우리는 성교육을 안 하는 걸까, 못 하는 걸까. 인간적인 성문화와 거리가 먼 잔인한 성폭력 문제가 청소년층에서 늘고 있는 것 또한 무책임한 성교육의 부산물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로 선진국이 되었다고 ‘자만’하기 전에 버릴 것은 버리고, 배울 것은 받아들이는 슬기로운 지혜가 아쉽다.

이수열 ‘낙태 예방을 위한 성교육’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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