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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연평도와 노벨평화상 10주년

등록 2010-12-09 18:30수정 2010-12-10 08:14

노벨평화상은 국제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도덕적 원칙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제시하여 왔다. 인권과 민주주의,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바로 그것이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받은 노벨평화상은 민주주의를 이루었고 나아가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격려와 기대감의 반영이었다. 그래서 김 전 대통령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나라와 세계의 인권과 평화, 우리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부러움과 기대를 모은 대한민국에 대해 세계는 지금 어떻게 보고 있을까?

노벨평화상이 글로벌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노벨평화상은 개인의 업적에 대한 포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세계시민은 아웅산 수치(1991년)를 통해 버마 군사독재의 인권탄압에 항의했고, 넬슨 만델라(1993년)를 통해 인종차별 극복 노력에 지지를 보탰다. 벨루 주교와 하무스 오르타(1996년)를 통해 동티모르의 평화적 독립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모았다. 1994년 아라파트, 페레스, 라빈에게 공동으로 수여된 상은 당시 시작한 중동 평화협상에 대한 국제적 격려였다. 올해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준 이유는 이제 미국과 맞설 정도의 강대국이 된 중국에 인권과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라는 압력이다. 동시에 중국의 인권운동가들에게 용기를 주려는 것이다. 이처럼 노벨평화상은 오늘날 글로벌 시대의 국제정치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잘 보여준다.

2000년 노벨평화상의 의미는 무엇이었는가? 1987년 우리 국민은 피 흘리고 싸워 민주주의를 찾았다. 외환위기에 좌절하지 않고 노사정이 협력해서 경제 회생의 길을 열었다. 2000년 6월에는 남북한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화해와 협력을 다짐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노벨평화상은 이와 같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평가이자 진심 어린 찬사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남북관계는 최악이다. 평화는커녕 무력충돌의 위기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정치도 최악이다. 압도적 다수 여당이 4대강 사업을 강행하기 위한 예산을 국회에서 힘으로 날치기 통과시킨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인권도 심각한 수준으로 후퇴했다. 언론의 자유가 훼손되고 국가권력이 불법적인 수단으로 시민을 감시하고 사찰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이런 대한민국을 세계인들은 10년 전의 그때처럼 존경과 격려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국격을 높였다고 자찬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대립과 충돌의 남북관계가 지속되는 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은 높아질 수가 없다. 정상회의가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왔다고 했지만 그 성공의 분위기는 연평도 포격에 일거에 날아가 버리지 않았는가?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관리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해주는 사례다.

오늘날의 남북관계 파탄에는 이명박 정부에도 큰 책임이 있다. 햇볕정책을 실패한 정책이라 배격하고 압박을 통해 북한을 길들이겠다는 정책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북한의 반발을 키웠다. 대미 일변도 추종 외교로 중국과 소원해졌다. 미국의 항공모함을 끌어들이고 군사비를 대폭 늘리고 더 강력한 무기를 사들이는 것이 과연 안보위기 타개의 최선의 길인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이런 대한민국의 대처를 국제사회가 성원하고 신뢰를 보낼 것인지 돌이켜보아야 한다.

이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자세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서고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협력도 이끌어내어 오늘의 절망적 위기를 반전시키기 바란다. 이 대통령도 노벨평화상을 탈 수 있으면 좋겠다. 노벨평화상의 의미와 정신이 살아나야 한다. 그 길이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길이다.

김한정 경원대 사회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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