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사람들의 동정심을 담아갈 빈 바구니를 들고 서 있다. 채워지는 게 있으니 저러고 있는 것일 게다. 생각해 보니 나도 빈 바구니를 들고 있다. 허탕일 때도 있지만 가끔씩 누군가 넘치도록 담아준다. 거꾸로 내가 다른 이의 빈 바구니를 채워줄 때도 있다. 빈 바구니는 걸인의 조건이 아니다. 받기만 할 뿐 돌려주거나 나눌 생각이 없는 ‘빈 마음’이 걸인의 조건이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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