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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한국에서의 새로운 외교 기회 / 도널드 그로스

등록 2011-01-03 18:14수정 2011-01-04 10:07

한국의 군사훈련에 대해 보복하지 않은 북한의 최근 결정은 평양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종결시키려는 미국 외교의 핵심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새로운 출구를 열고 있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지난 연말 북한을 방문했을 때 그는 북한의 잔혹한 연평도 포격을 강력히 비난한 뒤 핵문제에 대한 결정적인 양보들을 얻어냈다.

평양은 영변 핵시설이 핵폭탄 물질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핵사찰단 복귀를 허락하는 데 동의했다. 북한은 또 핵무기 생산 물질을 담고 있는 1만2000개의 플루토늄 연료봉을 한국에 판매하고, 남북한 군수뇌부 사이의 새로운 핫라인을 개설할 의사를 적극적으로 보였다.

리처드슨의 북한 외교관 및 군 고위인사와의 솔직하고 끈기있는 대화는 한반도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남긴 공백을 메웠다. 리처드슨은 핵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한국전쟁을 피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리처드슨의 메시지는 워싱턴을 허송세월하게 했던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오바마 행정부가 기대를 품었던 제재는 북한을 움직이지 못했다. 평양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새로운 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계속 도전했다. 미국의 외교 목적들을 달성하려면 제재 이상의 것이 필요함은 확실하다.

현재의 위기에서, 북한은 긴장을 고조해 외교적 지렛대를 늘리는, 그 유명한 ‘벼랑끝’ 전략에 의존해오고 있다. 최근 들어 새로운 것은 미국이 북한의 치킨게임에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막중한 국제적 책임을 진다는 유일 글로벌 슈퍼파워에 주의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최근 미국의 전직 관료 조엘 위트가 더 나은 접근책을 보여줬다. 북한과의 협상에 깊은 경험이 있는 그는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실패한 접근책으로 계속 휘청거리지 말고, 미국은 국익을 보장하는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트는 미국의 대북정책을 시급히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 일환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핵안보 및 군축 특사로 일했고 현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동북아시아정책연구센터에 소속된 제임스 굿비가 추천하는 두가지 권고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굿비의 견해로는, 미국은 투트랙 접근을 개시해야만 한다. 첫 방향은 동북아의 지역안보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한 방향은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첫번째 접근에서, 북한과 협상하려는 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5개국은 북한이 초청될 수 있는 외무장관 회의를 소집해야만 한다. 이 회의는 핵문제에 대한 진지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 평양에 외교적 압력을 가할 것이고, 동북아 지역에 안정적 평화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되는 다자협의 체제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접근으로는, 미국이 1953년의 정전협정을 한반도의 군사행동을 규제하는 미-북 잠정협정으로 대체하는 데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잠정협정에는 다른 나라들, 특히 한국도 참가할 수 있다.


이 과도협정은 평화협정은 아니지만, 현재 위기의 근원인 북방한계선을 포함한 국경을 획정하는 기술적 협정이다. 이 협정은 협의체를 만들어낼 수 있고, 냉전시절 미-소의 해상 대결을 극적으로 감축시키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던 ‘해상충돌’ 조약 같은 군사신뢰구축 조처들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미국과 한국은 수천명의 미군과 수십만명의 한국인의 생명을 위기로 몰아넣을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전쟁에 빠지지 않고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지역 평화, 안정 및 안보를 위한 새로운 토대로 이끌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외교적 조처를 추구함으로써 이번 돌파구를 이용해야 한다.

도널드 그로스 오바마 대선후보 아시아정책 고문·전 미 국무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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