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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방송말] “주어진 상”

등록 2011-01-13 20:42

서기 2011년, 단기 4344년. 새해를 맞았다.

만나는 이마다 환하게 웃으며 덕담을 주고받는다. 뜻한바 두루 이루시기 바란다, 좋은 일만 생기는 한 해 되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복 많이 지으시라…. 혼자 되뇌어도 입가에 웃음이 피어난다. 기꺼운 일이다. 일 년 내내 새해 나눈 덕담처럼 살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세밑 각 방송사에서는 덕담에 얹어 온갖 상도 주고받았다.

‘KBS 연예대상’, ‘MBC 가요대제전’, ‘SBS 연기대상’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에서 참 많은 이들이 상을 받았다. 상품도 상금도 없는 상을 받으며 누구는 밝은 표정으로 어떤 이는 눈물 어린 수상 소감으로 시청자를 웃고 울게 했다. 여러 방송사가 마련한 각종 연말 시상식은 상을 주고받는 이들의 잔치만은 아니었다. 이를 보고 즐기는 시청자를 위한 것이기도 했으니까.

상 주는 이를 시상자, 받는 이를 수상자라 한다. 상을 주는 쪽이 있으니 받는 쪽도 있다. 거기에, 언제부터인지 ‘주어지는 상’이 생겼다. “수상자에게는 부상으로 해외 연수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같은 표현에서 비롯한 이상한 상이다. “… 해외 연수의 기회를 줍니다(드립니다)” 하면 될 말이다. “아무개 선수에게 경고가 주어집니다”나 “여러분에게 주어진 일”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무개 선수에게 경고를 줍니다(아무개 선수가 경고를 받습니다)”, “여러분이 맡은 일(할 일)”로 다듬어 쓸 표현이다. 방송언어는 비틀지 않은 곧은 말이어야 한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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