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여성안전 위한 지역별 폭력예방 네트워크 필요

등록 2011-01-23 19:12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현재 지역연대는 형식적 단체
인적·물적 보완위한 지원 절실
공교육 여성 폭력·인권 다뤄야
여성가족부의 조사를 살펴보면 가정폭력의 경우 신체적 폭력이 6가구당 1가구로 나타났다. 한편, 성인 여성의 35.6%가 일상생활에서 성폭력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는 수시로 발생하는 심각한 성폭력 사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처벌을 강화한다며 야단법석이 나곤 했지만, 강화된 처벌을 비웃듯이 최근에는 전자발찌를 한 상태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성폭력의 심각성은 최근 여성가족부의 발표에서도 알 수 있다. 2010 여성가족부 조사를 살펴보면 가정폭력의 경우 조사대상 3800가구의 신체적 폭력이 6가구당 1가구(16.7%)로 우리나라 65살 미만 부부 6쌍 중 1쌍이 1년에 한 번 이상 배우자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당하거나 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폭력 피해의 경우는 조사대상의 15.3%로, 영국(3.0%, 2007년)이나 일본(3.0%, 2001년)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편 여성가족부 2010 성폭력 실태조사(2200명)에서는 성인 여성의 35.6%가 일상생활에서 성폭력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인 여성의 피해 실태를 살펴보면, 지난 1년간 우리나라 성인 여성 1000명당 5.1명이 ‘강간’ 또는 ‘강간미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문제는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불안정성을 극대화하면서 여성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기본적이며 기초적인 조건이며 권리이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성폭력 유형벌 면식범 비율
성폭력 유형벌 면식범 비율

사전적으로 안전이란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는 상태’라고 정의되어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08년 연구보고서 ‘여성에게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방안’에서 ‘안전한 사회’란 개인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다. 안전한 상태란 위협 원인이 없는 상태, 또는 위험 원인이 있더라도 인간이 위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대책이 세워져 있고, 그런 사실이 확인된 상태일 뿐 아니라 잠재적 위협의 예측을 기초로 한 대책 수립까지를 말한다고 정리하고 있다.

최근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CPTED)을 도입해 설계했다는 아파트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여성 안전에 관심을 갖고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반갑기도 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사회가 주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포함한 도시설계와 환경 등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하드웨어적 접근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폭력적인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변화와 함께, 지역공동체에 기초한 지역내 폭력 예방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여성의 안전을 가까운 지역사회에서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성가족부는 아동·여성보호 지역연대가 244개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구성되었다는 것을 성과로 얘기할 것이 아니다. 이 지역연대가 1년에 한두 번 회의만 하는 형식적 연대가 아니라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인적 구성으로 바꾸고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아동안전지킴이, 학교배움터 지킴이 등 각종 지킴이들을 아무런 사전교육이나 훈련 없이 배치해서는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이들에게 적절한 교육·훈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성들이 많이 격는 폭력의 양태는 주로 아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주변의 물리적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가정폭력의 경우, 가해자가 아는 사람인 경우가 100%에 가깝다. 2010 여성가족부의 통계에 따르면, 강간의 경우 면식범의 비율이 81.2%, 강간미수의 면식범 비율은 76.2%, 심한 성추행의 면식범 비율은 80.4% 이다. 특히 강간 가해자 중 15.4%가 가족 및 친척으로 조사됐다. 강간 피해 여성 6.5명당 1명이 가족 및 친척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주로 가까운 사람에 의해 발생하고,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사회문화, 남성 중심적인 이중적인 성윤리 등에 영향을 받는다. 여성폭력을 근절하고 여성의 안전한 삶을 위한 대책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대안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가해자에 대한 확실하고 적절한 처벌, 피해자의 인권보호와 지원,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사회문화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정폭력 사건에 있어 체포우선주의와 성폭력 사건의 친고죄 폐지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신고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과 더불어 기소율, 유죄 판결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권에 관련된 교육이 공교육 과정에 포함되어야 하며, 전국민이 체계적·지속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여성폭력 문제의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를 비롯해,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간 통 큰 협력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